실외기.냉매 필요없는 에어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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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냉매가스 대신 반도체소자인 열전모듈(Thermo-Module)로 공기를 냉각해 기존 에어컨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친환경 가정용 에어컨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박영우·남균 교수와 세실실업(회장 장현익) 공동연구팀은 22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고효율 친환경 에어컨 시연회'를 갖고 열전모듈과 열흡수·방출시스템인 '그린킷'을 결합한 고효율 냉각 기술과 이를 이용해 가정용 에어컨으로 만든 시제품을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은 4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전류가 흐르면 한쪽은 온도가 내려가고 반대쪽은 온도가 올라가는 성질을 가진 열전모듈에 자체 개발한 '그린킷'을 접목한 냉각기술을 개발해 기존 냉매 방식의 3평형 에어컨과 비슷한 냉각 효율을 내는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박영우 교수는 "미국에서 열전모듈을 이용한 에어컨이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이는 효율성이 낮아 좁은 공간의 기계장치를 냉각시키는 데 쓰인다"며 "가정용 에어컨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냉각 효율을 내는 열전모듈 방식 냉각기술을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기존 열전모듈방식 냉각장치는 고온 부분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지 못해 반대쪽의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도 처음에는 고온 부분을 일정 온도로 유지시키는 시스템으로 제품을 개발했으나 에어컨을 통과하는 바람(풍량 170㎡/h)의 온도차가 7~8도로 기존 냉매 에어컨의 12~13도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량의 에너지로 고온의 바람을 통과시킬 때 열을 흡수하는 그린킷을 개발해 이전 시스템과 결합시켰다.
박 교수는 "그린킷은 열을 빠르게 흡수해 방출하는 장치로 이번 개발의 핵심 기술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며 "새로운 시스템으로 성능 실험을 한 결과 기존 냉매 에어컨과 온도차(12도)는 비슷하면서 냉각 속도는 2배가량 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제품이 △환경오염 물질이나 휘발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에어컨의 환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고 △폐기할 때 부품의 재활용이 가능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실외기를 사용하지 않아 이동이 간편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번 연구를 후원한 장현익 세실실업 회장은 "기술 발전으로 열전모듈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중소기업인 세실실업이 이 제품을 독자적으로 상용화하기는 어렵다"며 "세계 친환경 에어컨 시장 선점을 위해 이번 기술의 성과를 인정하는 대기업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