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7.05.21 18:01
수정2007.05.21 18:01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과는 달리 해외건설은 작년에 사상 최대 수주를 달성한데 이어 올해도 최대 수주 기록 경신이 예상되면서 어느때보다 좋은 호황기를 맞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우리의 신도시 개발 경험을 토대로 해외신도시 건설을 정부와 함께 추진하면서 해외건설 상품이 다양화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해외건설 현황을 점검하고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한 해외건설 발전 방안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도움말씀 위해 해외건설협회의 김종현 기획실장 나오셨습니다.
1. 지난해 초에는 해외진출 41년만에 수주누계 2000억불을 돌파하였고 연말에는 사상 최대인 165억 달러를 수주하였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지난 1965년 최초 진출한 이래 올해로 42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해외건설은 특유의 역동성으로 온갖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국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습니다.
특히 수입유발 없는 외화 공급원으로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우수한 선진기술의 도입을 비롯해 국내산업의 국제화를 선도해왔습니다.
또한, 플랜트건설 등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로 해외건설이 확산되면서 국내 기술개발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국산 기자재의 해외조달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건설장비와 설비 수출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외건설로 양성된 국제화된 전문인력들이 각 산업에 확산되어 우리기업의 세계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하였으며, 선진기술을 비롯한 국제경영기법 등을 도입하여 국내 산업의 선진화 및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했음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 해외건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호황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금년 4월에 이미 1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최근 해외건설 현황과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올해에도 중동 건설붐에 힘입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금년도 해외건설 수주는 5월 18일 기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나 증가하였습니다. 따라서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중동 59%, 아시아 23% 등이며, 공종별로는 플랜트 72%, 건축 1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중동 위주의 플랜트건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년도 해외건설 수주는 당초 목표치를 상회한 200억 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고유가로 재정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중동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전 개발,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의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중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등의 국가에서 집중적인 수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지역에서 투자개발사업에 대한 수주가 본격화됨은 물론, 아프리카 신흥 산유국시장인 앙골라, 알제리 등에 대한 진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해외건설이 중동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데 해외시장 다변화 및 사업 다각화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해외건설 시장다변화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건설 진흥계획의 핵심 과제 입니다. 그 만큼 정부와 우리 업계는시장다변화 문제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과거 중동 건설붐 이후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주요 요인으로서 중동지역을 대체할 신시장 발굴에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고유가 기조 하에서 중동지역 발주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중동시장 편중도가 60%가까이 육박하고 있지만, 제2의 주력시장인 아시아시장에서의 수주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지역은 이제 우리 기업에게 또 하나의 주력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지역이 이머징 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중남미, 북미 등으로의 진출이 더디게 진행되어 다른 지역에 비해 수주가 부진합니다만, 이 부분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시장개척지원과 더불어 적극적인 건설외교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기업에서도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수주활동이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해소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업 다각화와 관련해서는 사업특화 내지는 전문화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과거 우리기업의 행태를 보면 사업특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특정분야 사업에 대해서 과당경쟁의 소지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 수익성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기업별로 전문분야 특화가 상당히 이루어진 상태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플랜트의 경우 현대건설은 가스처리시설, 두산중공업은 담수발전, 현대중공업은 해양 플랜트시설, GS건설과 SK건설은 석유화학시설 등에서 세계 주요 발주처에서 인정할 정도로 업종 특화가 이루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해외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나 업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사항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우리나라의 건설 기술수준을 살펴보면, 우선 시공기술과 상세설계 능력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만, 전체 공사의 틀을 짜는 기본설계 등 핵심 기술능력이 아직은 취약하여 미국, 유럽 등 선진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핵심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세계 주요 발주처에서 우리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으며 입찰자격 취득도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개발은 국제화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엔지니어링 능력개발에 중점을 두고 수익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기본설계와 원천기술을 갖추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기술개발 R&D 예산을 확충하여 이 분야에 중장기적으로 집중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장기 개발에 따른 비용부담과 리스크를 덜어줄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통하여 다양한 혜택이 부여될 수 있도록 해야하겠습니다.
5. 최근 국내 중견 및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외투자개발사업 진출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 해외투자 개발사업은 지난 ‘89년 최초 진출한 이래 지난해말까지 누계기준 총 125건 91억 7,600만 달러를 수주하였습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개발사업 비중이 전체 수주의 10% 이상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그 이후 개발사업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3년전부터 중견 및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외투자 개발사업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의 개발사업지 부족 및 토지가격의 상승 등으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그동안 축적한 주택건설 기술과 개발사업 노하우를 해외시장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해외개발사업은 국내와는 달리 수 없이 많은 리스크가 상존하며 축적된 경험과 노우하우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성공하면 수익성은 높지만 실패할 경우 모든 리스크를 개발회사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업의 수익성 결과에 따라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무리한 진출시도를 통한 중복성과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보다는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여 충분한 연구 검토를 거친 이후에 진출함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6. 앞서 질문과 일맥상통합니다만, 최근 우리 업체들이 최근 해외신도시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업체들은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에서 신도시건설사업에 이미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사우디, 카타르 등의 국가에서 계획하고 있는 신도시건설에도 참여 여부를 계속해서 타진중에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우리의 신도시 건설기술과 경험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형 신도시건설 모델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와 업계는 국내 신도시 개발기술을 IT분야 와 접목시킨 한국형 U-City(유비쿼터스 시티)를 새로운 수출 전략상품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한국형 U-City는 금년 3월 VIP 중동 순방시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주택 전시회를 통하여 소개된 바 있습니다.
즉 한국형 U-City는 IT 산업을 접목시킨 고부가가치의 수출상품으로서 전자, 통신, 토목, 건축, 엔지니어링, 설비공사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다양한 산업이 해외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세계 최초 한국형 U-City 수출 대상은 알제리,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등 신흥 개도국과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입니다.
7. 해외건설 수주와 관련하여 업계현안 사항들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요
먼저, 해외건설 전문 인력 부족현상 입니다.
최근 해외건설경기의 호조지속 및 국내 기업의 진출 증가에 따라 해외공사 수행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수주활동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사업수행에 필요한 전문기술 인력확보 및 안정적 인력수급이 국제 경쟁력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인력난이 심각한 플랜트건설 공사의 경우에는 전문화된 직종이 많아 인력의 재배치 및 우수 인재 양성에는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현재 개별 회사 차원의 인력 수급은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수립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정부와 업계에서도 이러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특히 플랜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교에 플랜트학과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합니다.
다음은 신규 및 중소 건설업체 지원에 관한 문제입니다.
국내 건설시장 위축에 따라 중견 및 중소업체의 해외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수는 전체 진출업체의 70% 수준에 육박하며 해외수주도 건수로는 절반 이상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작년 4월 정부의 지원으로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실무사례 중심의 전문교육과 상담업무를 병행,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전용 웹사이트를 구축하여 실시간 해외공사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8. 끝으로 한말씀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과거 막대한 외화수입으로 두 차례의 석유파동에 따른 국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과거 80년대 세계 제2위의 건설수출국 명성을 회복함은 물론, 연간 300억 달러가 넘는 석유수입의 대부분을 해외건설을 통하여 되찾아와야 할 것입니다.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