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수안보는 1970~80년대 신혼 여행지로 인기를 누렸던 곳이다.

당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안보의 별채형 산장(현 한화리조트 소유)에 2차례나 투숙하는 등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혔다.

최근에는 다른 유명 관광지에 밀려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뛰어난 수질의 온천과 인근 월악산국립공원,충주호의 매력만큼은 여전하다.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타고 괴산IC로 빠지면 바로 수안보가 나온다.

수안보에서는 '꿩샤부샤부'를 파는 곳이 많다.

대부분 꿩으로 만든 7~8코스의 요리를 낸다.

'대장군식당'(043-846-1757)을 찾았다. 맨 먼저 회가 나오고 샤부샤부용 꿩육수가 상에 올라온다.

회는 겉가슴살을 쓴다고 하는데 야들야들한 맛이 입속에서 금방 사라져버린다.

다음으로 속가슴살을 갈아 만든 꿩냉채가 나오고 허벅지살로 만든 꿩꼬치,종아리 날개 염통 모래주머니 등으로 조리한 꿩불고기가 서비스된다.

맨 마지막에 꿩육수를 매운탕처럼 얼큰하게 만든 뒤 늙은 호박으로 만든 노란 수제비가 차려진다.

5만원짜리 '전통요리'는 어른 2인분이다. 주인장이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먹는 요령을 설명해 준다.

# 올갱이해장국ㆍ순두부 요리도 유명

수안보는 올갱이해장국도 유명하다. 예전에 괴산과 청풍 등에서 올갱이가 많이 잡혔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해장국은 올갱이에 밀가루나 달걀옷을 입힌 뒤 아욱과 부추 등을 넣고 된장을 풀어 만든다. '투가리식당'(043-846-0575) 등 대부분 한 그릇에 5500원을 받는다.

'서울뚝배기집'(043-846-0381)은 한 그릇에 4000원이다. 서울뚝배기집은 할머니 두 분이 음식을 하고 있으며 두부요리를 잘해 '할머니 순두부집'이라고도 불린다.

수안보에는 한화리조트(043-846-8211) 등 숙박시설이 많다. 특히 한화리조트 내 산장은 2~8인실 규모로 독립된 별채 형태로 돼 있어 숲속 별장에서 묵는 기분이 든다. 여기에 주말 저녁에 하는 바비큐 파티도 인기다.

식도락가들이라면 중부고속도로 증평IC를 거쳐 수안보로 가보길 권한다. 증평에는 유명한 중국집 '복성원'(043-836-2026)이 있다. 이 곳의 탕수육과 자장면 맛은 식도락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2대에 걸쳐 화교가 운영한다. 바삭하게 구워진 이집 탕수육은 다른 중국집 탕수육과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주문할 때 소스를 별도로 달라고 해서 하나씩 찍어먹어야 바삭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맛의 비결에 대해 주인장은 "좋은 전분을 써서 그렇다"고 말한다. 자장면은 춘장을 많이 사용한 듯 색깔이 짙으면서 짭조름하다. 탕수육은 1만3000원이고 자장면은 3000원.

# 죽염넣어 만든 된장요리도 일품

증평에서 또 가볼 만한 곳으로 '호산죽염식당'(043-832-1388)이 있다. 죽염을 넣어 만든 된장으로 만든 음식 맛이 독특하다. 야채도 직접 기른 것을 사용한다. 죽염된장에 재운 양념숯불구이(1인분 1만원)에 된장찌개와 청국장을 곁들여 먹는다. 감동적인 맛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독특함을 유지하고 있다. 증평에서 화양계곡방면으로 가면 찾을 수 있다.

상경하는 길에 충주호 인근 청풍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청풍문화재단지를 구경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를 관광할 수 있다. 민물매운탕을 잘하는 곳으로 오래된 '문화재횟집'(043-647-0067)을 추천한다. 23년 전 이 일대가 수몰될 당시부터 장사를 해온 곳이다. 쏘가리 빠가사리 메기 송어 향어 등 직접 잡은 것을 재료로 사용한다. 일대에 유행하는 '쏘빠메(쏘가리,빠가사리,메기를 섞어 만든 잡탕) 매운탕'도 팔지 않으며 고집스럽게 '단품' 매운탕으로 장사하고 있다. 반찬도 손맛이 나 맛깔스럽다.

남제천IC로 가는 길에 국민연금리조트 옆에 있는 '청풍떡갈비'(043-644-1600)는 일대에서 가장 손님이 많은 곳이다. 떡갈비 1인분에 1만8000원으로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 2인분이 기본이며 된장찌개가 딸려나온다.

수안보=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