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선행지표 성격을 갖는 생산재(원재료 및 중간재)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아직은 소비자 물가가 2% 중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재 가격이 오를 경우 기업들이 인상분을 최종 제품 가격에 전가해 물가 안정 기조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4월 가공 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기업들의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전달에 비해 2.0%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9% 올라 작년 8월(7.1%)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석유제품과 금속 1차제품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월 평균 현물가격은 지난 1월 배럴당 51.80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지난달 다시 6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가는 물론 중간재인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값도 모두 오르고 있다.

이 밖에 동광석,철광석,아연광석,동스크랩 등 다른 원자재 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종재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서비스를 제외한 재화 부문의 종합적인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인 최종재 물가는 전월 대비 0.8% 상승해 두 달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1.7%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가 2.5%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원유나 원자재 값이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5월 들어서도 원자재 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