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농부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 좋은 기업을 발굴해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값진 열매를 맺는 것이다."

농기계 업체인 대동공업의 지분 10.41%를 취득한 큰손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48)는 16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투자 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온갖 기술적 분석을 동원해 단기매매에 집착해도 결국 기업의 가치에 기반한 장기투자가 더 큰 이익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지론이다.

박 대표는 현대투자연구소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을 거치며 20년간 증권계에 몸담아 온 베테랑이다.

2000년 교보증권 영업부장을 끝으로 회사 생활을 그만둔 그는 2001년 경영컨설팅 업체 스마트인컴을 열고 전업투자자로 나섰다.

박 대표의 현재 보유주식 평가액은 280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 특징은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기업'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또 일단 투자한 종목은 최소 3~5년간 보유한다.

역사와 전통을 갖고 한 분야에서 꾸준하게 시장점유율이 선두를 달리는 알짜 중소기업이 최고의 투자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단 기업가치가 크게 저평가돼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그동안 박 대표가 투자해 3~5배의 수익을 올린 기업은 농심 고려개발 청호컴넷 KCC건설 등 10여개에 이른다.

그는 자본시장 확대를 겨냥해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증권주에도 투자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식투자를 '대리경영'이라고 부른다.

"주주는 말 그대로 주식회사의 주인이며 약간의 수수료와 거래세만 부담하면 가치있는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투자 대상 기업을 정하면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회사로 찾아가 경영진을 만나는 것은 물론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투자 대상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도 직접 구입해 써 본다.

박 대표는 "대동공업은 평생 보유할 생각으로 샀다"며 "60여년 동안 국내 농기계 분야 1위를 지켜온 기업"이라고 밝혔다.

1998년 교보증권 압구정지점장 시절 기업설명회를 도우면서 대동공업을 알게 됐다는 그는 "10년 동안 대동공업을 쭉 지켜봐왔으며 경영에 도움을 주고 싶을 뿐 경영참여에 나설 생각은 없다"며 "현 경영진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