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LG필립스LCD의 두 수장이 1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창립을 기점으로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이날 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이상완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은 "2015년까지 장비 재료 산업계의 규모를 100조원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회가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시장 선점과 중국의 추격에서 우리 나라의 디스플레이 산업계를 지키기 위해 업계의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은 90%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 간 협력은 필수이며, 또한 외국 업계와도 좋은 교류를 유지해야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회의 수석 부회장으로 선출된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도 "양사가 R&D 결과물을 공유하고 제품의 상호 구매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의견 조율 과정에서 진통이 없을 수 없겠지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권 사장은 "서로 강점이 있는 분야의 R&D 결과를 공유하거나 서로 제품을 구입해주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37인치 LCD 패널을 거론하며 "삼성전자는 37인치 패널을 생산하지 않으니 우리 회사 제품을 구입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사 사장들은 LCD 패널 표준화 문제와 특허 교환 문제 등 핵심 각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8세대 패널의 표준화 문제에 대해 이 사장은 "패널의 사이즈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며, 각사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권 사장도 "패널의 표준화는 상생의 깊이를 깊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지만 "아직까지는 삼성전자와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특허 교환 문제에 대해서도 LG필립스LCD 관계자는 "특허의 경우 삼성전자가 S-LCD에서 소니와 이미 특허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정리돼야 할 것 같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권 사장은 회사의 5.5세대 투자 문제와 관련, 권 사장은 "상반기 안에는 결정을 짓겠다"며 "5.5세대 투자를 하지 않으면 8세대 투자가 빨라지고 5.5세대 투자를 하면 자연스럽게 8세대 투자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권 사장은 최근 LCD 패널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에 대해 "최근 패널 가격이 개선되고 있다"며 "1.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6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때보다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