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헤지(Les hedgies,헤지펀드 업계 부자)를 주목하라.'

헤지펀드의 급성장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늘어나면서 유럽과 미국의 고급 주택가,사치품,미술품 시장이 붐을 맞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레 헤지'는 스위스 스키 휴양지인 버비에르 지방 사람들이 런던에서 몰려든 헤지펀드 업계 부자들을 부르면서 굳어진 말.이들은 버비에르 부동산 시장에 특수를 일으켰고 인테리어 디자인,인근 공항에서 휴양지까지 연결하는 운송업 경기에도 불을 지폈다.

전 세계 자산 가운데 헤지펀드가 보유한 자산은 1.5%에 불과하지만 증시와 채권 거래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경우 절반에 육박한다.

헤지펀드의 성장세에 발맞춰 '레 헤지'들의 부(富)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상위 25위권에 든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평균 연봉은 작년 5억7000만달러로 2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레 헤지'의 소비 패턴이 정확하게 나타나는 분야는 부동산이다.

영국 런던 고급 주택가인 켄싱턴 로열 버러와 첼시 지역의 부동산 매물은 평균 130만파운드(24억원)를 호가한다.

1년 사이에 두 배가량 올랐다.

버러 지역은 주택 신축이나 증·개축으로 더욱 멋지게 변모하고 있다.

인근 고급 가구점들도 붐을 이루고 미용사 유모 집사,고급 학교를 원하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런던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레 헤지'들이 별장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뉴욕도 상황은 비슷하다.

롱아일랜드의 전세값이 신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는 것도 '레 헤지'들의 힘이다.

미술품 시장은 더 난리다.

작년 겨울 세계 양대 경매업체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경매를 개최하기 전에 여는 프리세일 전시회에는 '레 헤지'들로 낙찰가 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마크 로스코 등의 작품 가격은 현재 5000만달러(464억원)를 넘는다.

작년 14억달러의 연봉을 받은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은 재스퍼 존스의 1959년작 '잘못된 출발(False Start)'을 8000만달러(743억원)에 구입했다.

또 시카고 예술연구소의 현대회화연구소에 1900만달러(176억원)를 기부하고 이 미술관에 자신이 구입한 작품을 임대했다.

'레 헤지'는 또 바쁜 시간을 쪼개 주말을 즐겨야 하는 만큼 자가용 비행기를 꼭 필요로 한다.

이런 비행기를 타고 스키 리조트나 카리브해 연안의 섬을 찾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