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위탁받아 운용 중인 한국투자공사(KIC)에 대해 '조직 구조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

최근 KIC의 업무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 관계자는 "지배 구조가 복잡한 데다 책임을 떠맡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 외환 보유액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23일 이같이 밝혔다.

교수 등 민간인이 주축이 된 운영위원회의 간섭과 책임 회피로 KIC가 자산 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2005년 7월 자본금 1000억원으로 설립된 KIC는 실제로 독특한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대표이사인 사장(홍석주) 위에 이사회가 있고 그 위에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사회와 구분되는 운영위를 최상위 조직으로 둔 이유는 '위탁자산 운용을 독립적으로 감시감독하기 위한 것'이다.

민간 기업처럼 이사회에 모든 의사 결정을 맡겨 둘 경우 KIC에 100% 출자한 정부가 전횡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이사회가 유명무실해지고 자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사회는 5명의 멤버를 둘 수 있지만 현재 홍석주 사장과 구안옹 CIO(투자운용본부장) 두 사람으로만 구성돼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운영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는 투자 결정을 신속하게 해야 하는 업무 속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KIC 관계자는 "특히 초창기에는 운영위가 지나치게 엄격해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