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집권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52)와 좌파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이 각각 1,2위를 기록해 5월6일 실시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이로써 올해 프랑스 대선은 전통적인 좌우의 이념 노선 대결로 압축됐고,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적인 좌·우대결로 압축

내무부의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12명의 후보 중 사르코지가 31.18%,루아얄이 25.87%를 득표해 1,2위를 차지,결선에 올랐다.

반면 중도파 후보 프랑수아 바이루는 18.5%,극우 후보 장-마리 르펜은 10.5% 득표에 그쳤다.

이는 프랑스 유권자들이 중도나 극단주의 노선을 피하고 전통적인 좌·우 진영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표는 1974년 이래 가장 높은 83.77%의 투표율을 기록,프랑스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관심을 모았던 '바이루 돌풍'은 결국 일과성으로 끝났다.

바이루는 전통적인 좌우 분열 정치로 프랑스가 침체에 빠졌다고 비판하면서 중도 통합을 주장,한때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중도의 모호함,연정이 초래할 수 있는 정치 불안 등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바이루와 함께 강력한 변수로 작용한 극우 노선의 르펜도 예상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관건은 바이루 지지표 확보

1차 투표 득표율만으로는 사르코지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사르코지가 52∼54% 지지율로 46∼48%의 루아얄을 이기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루를 지지하는 18% 정도의 중도파 표심이 루아얄 쪽으로 쏠릴 경우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르코지와 루아얄 측은 '바이루 지지표' 확보에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전에 이미 '루아얄-바이루 연대설'이 제기되는 등 현재로서는 바이루 지지표가 상대적으로 루아얄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불 듯

사르코지와 루아얄은 모두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출생한 전후세대다.

따라서 프랑스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50대 대통령의 등장으로 6월 총선 등을 거치면서 특히 정치권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또한 노동시장 유연화,이민정책,미국과의 관계,유럽연합 확대 등 프랑스의 전반적인 경제·사회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