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인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

대원제약이 독자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최근 신약 허가를 획득한 골관절염 치료제 '펠루비'를 과연 12번째 국산 신약으로 봐야할지를 놓고 23일 제약업계는 물론 식약청 내부에서도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대원제약 측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펠루비는 원료와 제품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국산 신약"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팀 관계자는 "펠루비는 일본에서 발견한 물질 '펠루비프로펜'을 들여와 약으로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국산 신약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정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원제약 측은 "펠루비의 원료 물질은 비록 일본에서 발견한 것이지만,일본에서는 신약 개발을 포기했고 대원제약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임상을 실시해 의약품 허가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국산 신약이 맞다"며 재반박했다.

이처럼 혼선이 빚어지자 문병우 식약청 의약품본부장이 나서 "실무 차원에서 약간의 혼란이 있었지만 펠루비는 분명 12번째 국산 신약이 맞다"고 최종적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제약업계는 펠루비가 워낙 특이한 제품 개발 역사를 가져 이런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대원제약에 따르면 펠루비의 원료 물질인 펠루비프로펜은 일본의 한 과학자가 1970년대 후반 처음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물질특허란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펠루비프로펜에 대한 물질특허도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대원제약이 펠루비프로펜을 국내에 들여와 신약으로 개발하다 보니 펠루비는 물질특허 없는 12번째 국산 신약이 됐다는 것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