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루 지지표 확보경쟁 치열 전망
反사르코지 성향 유권자의 움직임도 관건

프랑스 대선전이 우파의 사르코지, 좌파의 루아얄 대결로 압축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5월 6일 결선에서 과연 누가 최종 승자가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22일 1차 투표결과, 또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사르코지가 루아얄에 우위를 보이며 결선 고지로 내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법과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과 직설적인 말투가 특징인 사르코지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만만찮게 존재한다.

이에 따라 루아얄이 좌파 진영 결집에 성공하고 중도 성향표를 끌어 모은다면, 승부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와 사르코지 30% 안팎, 루아얄 25% 안팎의 1차 투표 득표율을 감안하면서, 사르코지에 더 승산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일단 내다보고 있다.

1차투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들에서도 사르코지가 52~54%의 지지율로, 46~48%의 루아얄에 이기는 것으로 예상됐다.

투르 대학의 정치학 교수 장-필립 로이는 AFP 통신에, "사르코지가 확실한 우위에 서 있다.

전체적인 좌.우 균형점이 이동해 왔다.

이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1차 투표에서 비(非)사회당 좌파 후보들 전부가 확보한 지지율이 단 11%에 불과한 점도 루아얄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때의 비사회당 좌파 후보들의 득표율은 26%에 달했었다.

비사회당 좌파후보들의 득표율 11%를 루아얄 득표율에 합치면 좌파 전체의 득표율은 37%에 그치게 되는데, 이는 좌파 세력이 연대해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반면에 사르코지는 이번 선거전에서 강력한 이민 통제 정책과 민족 정체성 문제를 들고 나오며 극우 후보 장-마리 르펜 지지표를 빼앗는 전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2년 1차 투표 때 17%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르 펜은 이번에 단 11% 정도를 얻는데 그쳤다.

사르코지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좌파 지지층으로부터, 극우 지지자들에 편승하는 위험 인물이란 비판을 들어 왔고, 때론 과격하게 비치는 개인 성향도 공격이 대상이 되고 있다.

파리 정치학교의 도미니크 레니에 교수는 "이전에 보지 못한 정치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전례 없는 수준의 증오와 반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루아얄은 사르코지를 위험한 인물로 여기는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파리 교외 이민계 저소득층 사이에서는 '사르코지 외엔 누구든 좋다'란 말이 나돌고 있다.

또 이번 1차 투표에서 나타난 18% 안팎의 바이루 지지표를 누가 가져가느냐도 큰 변수여서, 중도 성향의 표심을 잡으려는 사르코지와 루아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1차 투표 전에 이미 루아얄-바이루 연대설이 제기됐고, 1차 투표 직후 사르코지 진영은 바이루의 UDF와 사르코지의 UMP는 정치적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며 '구애' 작전에 들어갔다.

한편 역대 대선 결과를 봐도 1차 투표 1위가 반드시 결선에서 승리하지는 않은 만큼, 최종 결과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1995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1위를 기록했지만, 결선에서 공화국연합(RPR)의 자크 시라크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1981년 대선 때도 중도파인 프랑스민주동맹(UDF)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후보가 최다 득표자였지만 결선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후보에게 패배했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