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본사 스태프 조직의 구조 개편을 최근 완료했다. 지난 3월 '본사 몸집 줄이기'로 시작된 조직 개편의 최종 모습은 '마케팅'과 '전략 수립'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2일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작고 강한 본사 조직을 구축하라는 남용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최근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며 "CSO(최고전략책임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지원부문, CEO(최고경영자) 직속 등 6개의 기능별 최고경영진 체제가 구축됐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본사 조직은 그동안 CEO 직속과 CFO 산하,인사부문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CSO와 CMO 신설이다.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LG텔레콤의 사업 기반을 다졌던 남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 1월 맥킨지에서 영입한 박민석 부사장이 이끄는 CSO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신수종사업 발굴 등 LG전자의 큰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그동안 CFO 산하에 속해 있으며 계열사 관리 등을 담당하던 M&A(기업 인수합병) 기능을 CSO 산하로 이관,LG전자가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CMO에는 글로벌브랜드마케팅팀을 맡고 있는 한승헌 상무가 '직무대행'으로 임명됐다.

CMO 산하에는 인사이트마케팅팀을 신설,역시 맥킨지로부터 영입한 리서치 전문가 최명화 상무를 팀장으로 선임했다. 인사이트 마케팅팀에서는 향후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미리 분석하는 '선행 마케팅'을 수행할 전망이다. '제조업체에서 마케팅 회사로 변해야 한다'는 남 부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 CHO와 지원부문(법무팀,총무팀 등)은 김영기 인사담당 부사장이 겸임키로 했고, CEO 직속으로는 정도경영팀(경영진단) 홍보팀 SCM팀 구매전략팀 디자인경영센터 생산기술원 등이 포함됐다.

한편 LG전자는 이르면 하반기에 각 사업본부를 포함한 전사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