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급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중국발 악재가 더 이상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치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아직 큰 변수로 남아 있는 상태다.

중국이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단행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지난 2월말과 같은쇼크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중국 긴축 우려는 언제든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때문에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세에 대한 의심은 없지만, 추가 조정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發 악재..끝난 것이 아니다

중국의 올 1분기 GDP는 11.1%로 시장 예상치(10.4%)를 훌쩍 넘어섰으며 중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동기비 3.3% 상승해 중국정부의 긴축강도가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증가했다.

서동필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예상치를 웃도는 중국 경제지표는 중국내 유동성 억제책을 통해 증시와 경기과열을 조절하려던 중국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긴축정책이 강화될 경우 여파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서 연구원은 분석했다.

중국발 긴축우려가 빨리 해소되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중국정부가 정책을 발표해야 하며 중국의 금리정책이 아시아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벗어난 경기 지표가 정책 강도를 더욱 높게 가져갈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이머징마켓 주식시장, 상품시장이 지난 2월 조정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중국시장의 긴축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경우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차익실현 빌미는 여전..추격매수 금물

부국증권은 "중국발 악재가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인해 내성을 지니면서 그 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났지만 조만간 중국의 추가 긴축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또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수급상 불안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추격 매수보다 조정시 분할 매수하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하며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이 적은 내수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은 "중국 긴축 우려감은 당분간 증시에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과거 중국악재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중국발 악재로 인한 증시의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최근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차익실현 흐름이 부각돼 증시가 빠른 상승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그러나 1분기 실적추이가 비교적 양호하게 나타나는 등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므로 저점매수 관점의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승 추세는 변함없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지난 2월 중국발 충격 이후 겪었던 것처럼 한국 시장의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어쩌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월 등락과정에서도 확인했듯이 한국시장은 주요 이머징 마켓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과열에 따른 조정 압력이 가장 낮았던 시장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의 경우도 한국 시장의 안정성이 여타 시장과의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3월의 과정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IT섹터를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 회복에 대한 기대가 2분기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