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의 대달러 환율이 15년여 만에 또 다시 2달러 선을 돌파했다.

파운드 가치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17일 한때 파운드당 2.0074달러까지 치솟은 뒤 18일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파운드는 1992년 9월16일 파운드가 유럽연합(EU)의 다른 주요 통화들에 환율이 페그(고정)돼온 것이 종료되면서 환율이 2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11월에도 한때 2달러에 근접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운드 가치 상승이 영국의 인플레이션 가중에 크게 기인하는 것이라면서 "당분간 '1파운드 2달러 환율'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1% 상승해 2월 상승폭 2.8%를 초과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인플레 목표치는 2%이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운드 가치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국 경제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도 파운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머빈 킹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1997년 5월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성'을 확보한 후 처음으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인플레 상황을 우려하면서 중앙은행의 대책을 설명했다.

킹 총재는 서한에서 "인플레를 (목표치인) 2%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은 현재 5.25%인 단기 금리가 몇 달 안에 최소한 한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8월 이후 금리를 세 차례 올렸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유로 역시 달러에 대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파운드 가치 상승이 영국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미국 관광에 나서는 영국인들은 환율 덕택에 구매력이 늘어나는 혜택을 보게 됐다.

2달러 환율에 근접했던 지난해 11월에도 영국인들은 미국에서 쇼핑을 크게 늘렸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