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 들어설 BIT단지는 각각 BT(바이오)와 IT(정보통신)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 서울대와 KAIST가 서로의 장점을 합쳐 상호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며 내놓은 복안이다.

양 대학은 10일 서울 서초동 메리어트호텔에서 ‘국제과학복합연구단지 BIT포트’ 조성계획 최종 사업보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지가 평가한 글로벌 대학평가 순위에서 서울대는 63위, KAIST는 198위에 올랐지만 이들 대학은 향후 10년 이내에 BT와 IT분야를 중심으로 동반 세계 10위권에 올라가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2012년까지 1단계 기반시설 조성을 끝내고 2017년까지 안정화 및 산업화 기능을 완성하면 적어도 7000여명의 이상의 국내외 교수진과 연구원 등이 이곳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투입되는 사업 예산만 1조5000억~7000억원이다.

◆기초과학 분야 동맹…특히 바이오·IT·의료공학이 핵심

BIT포트는 학문간 분야를 허무는 융·복합 연구기술 단지다.

창의적인 신기술과 아이디어 등이 산업화·상품화 단계를 거쳐 시장출고 직전의 테스트까지 마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원-스톱 R&D센터인 셈이다.

특히 5개 콤플렉스 중 BT 부문에는 ‘건강한 삶’구역과 ‘장수(long life)’구역이 마련된다.

또 일부 주거시설에는 새로운 기술을 시험 적용할 수 있는 U-Health 개념을 적용해 ‘모바일 생명 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물론 서울대가 청라지구에 추진하고 있는 연구중심 국제서울대학병원과도 연계될 예정이다.

서울대와 카이스트는 2005년 미국의 헬스케어 산업분야가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했고 2015년에는 2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IT콤플렉스에 정보통신기기·정보통신문화 구역, EB콤플렉스에 기술사업화·BIT인력양성·임상연구 구역이 조성되며 상업시설과 전시관 연구지원센터 국제협력시설 체육관 등도 들어선다.

◆BIT 누가 들어오고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일단 서울대측은 자연대 치의대 약대 농생대 수의대 공대 등의 연구기능을 합친 ‘의생명종합대학원’을 BIT단지에 신설한다.

학제간 영역을 허물고 공동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것.학교측은 생명과학대의 학부 과정 등이 옮기는 문제는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반면 연구인력의 절반 정도를 파견할 KAIST는 IT분야에 집중해 전자통신 계열 연구인력을 주로 보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와 KAIST는 국내외 대기업과 다국적기업, 유수 연구기관 및 대학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이명철 서울대 국제과학복합연구단지 추진단장(핵의학과 교수)은 “칭화대, SK, KT, 삼성 등 총 6곳과 이미 MOU를 맺었거나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총 1조5000억~7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사업예산에 대해서 서울대 추진단 관계자는 “전체 소요비용의 20%는 두 대학이 10%씩 매칭펀드 형태로 투자하고 20%는 연구과제가 국가전략사업 등으로 지정받아 국고 지원이 가능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나머지 60%는 국내외 연구시관과 대학을 입주시키고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들어 충당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도·청라도로 대학들 진출 다시 탄력받을 듯

그동안 대학가에서 인기가 높았던 송도(최종 예정 면적 1611만평)에 이어 이제는 청라지구(538만평)에도 대학들의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서울대와 KAIST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양대 축을 이루는 두 대학이 진출함에따라 타 대학들도 청라에 캠퍼스나 연구시설 등을 조성할 경우 인력유치와 브랜드 제고 등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송도의 경우 이미 지난해초 연세대(28만평)와 인천대(13만8000평)가 2009년까지 송도국제도시에 캠퍼스를 조성키로 한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가천의과학대와 고려대 서강대 인하대 중앙대 등 5개 대학은 송도국제도시에 대학원과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종배 인천경제자유구역 대학의료팀장은 “외곽순환도로 등이 완비되면 영종도 국제공항에서 차로 각각 15~20분씩 소요되는 송도, 청라지구는 동북아 국제화 허브의 ‘트라이앵글’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향후 전체적인 개발방향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타 대학들의 사업 제안서도 들어오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