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 한화그룹 임원 260여명이 모였다.

'파괴적 혁신 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수도권 지역에 있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상무보 이상 임원은 모두 '학생'이 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글로벌 경영을 체험하는 자리여서, 수강 열기 역시 뜨거웠다.

한화 임원들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상황에 처한 한국기업들의 돌파구로 '파괴적 혁신'을 과제로 제시받았다.

임원들뿐만이 아니다.

한화 직원들 사이에서 최근 '열공(열심히 공부한다는 뜻)' 바람이 불고 있다.

공식적인 교육시스템과 함께 임직원 자체적인 동우회 활동을 통한 각종 외국어 교육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

우선 공식적인 교육시스템으로는 각 계열사 자체적으로 기획한 집체교육, 통신교육, 온라인교육, 해외연수 등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네트워크 인프라가 급속히 발달함에 따라 직원들은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화무역부문에서 그룹 임직원들을 위해 개발한 '화상 외국어 강의'는 중국어 화상 강의와 영어 화상 강의 코스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한화건설의 경우 '찾아가는 외국어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계열사에 비해 각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불리한 상황을 고려, 캐나다 원어민 강사를 각종 건설현장으로 직접 초빙하고 있는 것. 땀과 먼지로 가득찬 건설현장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모습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최근 열정적인 교육장으로 탈바꿈했다.

한화석유화학은 자체 인터넷 교육사이트를 개발해 직무교육에서부터 일반적인 교양교육까지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원하는 강의를 선택해 학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최소 득점 이상을 획득할 경우 회사에서 모든 교육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 같은 공식 교육시스템 외에 임직원들의 자체적인 동아리도 학습 열풍을 돋우고 있다.

각 사업부 동아리별로 원어민 강사들을 초청, 점시시간이나 퇴근 이후 시간 등을 활용해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 특히 최근 김 회장이 태국에서 개최한 '해외사업 진출 전략회의'에서 2011년까지 그룹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이뤄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학습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