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도 내맘대로 꾸미는 DIY(DO It Yourself)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기성 금융상품을 고르던 시대에서 벗어나 개별 소비자가 입맛에 맞춰 조건을 선택하는 맞춤형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고객이 직접 상품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장기 복리식 적금인 'My Style 자유적금'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상품이름과 회전주기, 약정기간, 납입금액, 납입주기 등을 고객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저축한도는 월 1억원까지다.

계약기간은 6개월 이상 30년 이하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고객이 직접 상품 내용을 설계하는 'UCC 트러스트'를 선보였다.

인터넷 이용자가 직접 만든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온라인상에 올리는 것처럼 고객이 개별 주식을 직접 선정해 운용을 지시하는 주식형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특정금전신탁은 은행이 주식이나 채권 등 운용될 자산을 소개하고 고객이 이에 동의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이 상품은 고객이 운영자산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가입 대상에는 제한이 없으며 최저 신탁 기간은 1년 이상, 수탁금액은 1억원 이상이다.

하나은행의 '하나 셀프디자인 예금'은 노후생활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DIY 상품이다.

매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액만큼 이자에 원금의 일정 부분을 합해서 지급하며, 만기에 나머지 금액은 찾는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맞춤형 정기예금으로 최장 31년까지 안정적 생활자금을 제공한다.

특히 예금기간 중에 만기 희망잔액 변경을 통해 매월 수령액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신규 가입금액 1억원, 만기 3년, 금리 4.9%,만기 수령액 5000만원으로 디자인할 경우 3년간 매월 164만원을 수령하고 만기 때 5000만원을 받게 된다.

신규 가입 1년 후 생활비가 필요해 만기 수령액을 2000만원으로 변경하면 남은 2년 동안 월 수령액이 284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상품의 최소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며 고시금리는 3년제 최고 4.9%다.

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 3년마다 고시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동 적용돼 매월 수령하는 원리금이 다시 산정된다.

중도해지의 경우 매 3년 단위로 해지하면 금리손해 없이 해지할 수 있으며 1년 이상 거치시 세금우대도 가능하다.

기업은행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통장 이름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는 '셀프네이밍 적금'을 2일부터 판매하고 나섰다.

예컨대 '에펠탑에서 프로포즈를', '내년에는 나도 사장님' 등 이름을 적금통장에 새길 수 있는 상품이다.

실명의 개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초입금 제한없이 매월 1000만원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1년 단위로 최장 10년간 자동 재예치된다.

5월 말까지 이 상품에 가입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0.1%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0.3%포인트 우대금리를 1년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5월 말까지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 중 톡톡 튀는 통장이름 총 1010좌를 선정해 경품을 증정하는 '1010원더풀 네이밍'이벤트를 6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통장 계좌번호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맞춤 계좌번호 서비스도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통장 네이밍으로 개성을 표현함은 물론 자금의 용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