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석호필'을 낙점한 것은 작년 11월. 이 때만 해도 그는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미국 인기 드라마의 잘생긴 남자 주인공일 뿐이었다. 이은주 제일모직 마케팅팀 차장은 "젊은 감각과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는 빈폴 진을 표현할 모델을 찾고 있었는데 밀러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사실 '석호필'의 첫 기자회견은 지난 2월10로 잡혀있었다. "언론에 홍보 자료를 배포했는데 마케팅팀에서 홍보에 애를 먹는다고 하더군요. 반응이 거의 없다고요."(이은주 차장) 그러다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밀러 측에서 촬영 스케줄로 인해 팬 미팅 날짜를 한 달 남짓 늦춰달라고 요청한 것.
이 차장은 "그러는 동안 인터넷 포털에선 마니아들이 중심이 돼 '석호필'이란 애칭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석호필의 엘리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프린스턴대 영문학과 출신이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귀띔했다. 결과는 대성공. 23일 '석호필'의 기자회견이 열리자 공중파 TV는 물론 연예인 얘기에 인색한 일간지들까지 비중있게 그의 성공 스토리를 대서특필했다.
이 차장이 바라본 '석호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스튜디오 촬영 때 팬들이 밖에서 7~8시간이나 기다렸어요. 어지간한 외국 배우들은 위험하다며 잘 나가지 않거든요. 그런데 '석호필'은 촬영 도중 밖에 나가서 인사하고 고마움을 표시했죠."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