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 한미 FTA 산업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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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24일간의 긴 협상끝에 한미FTA가 타결됐습니다. 쇠고기 등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서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산업별 영향 연사숙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분과별 내용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현재 섬유와 금융 부분을 중심으로 막판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바로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과 자동차 분야였는데요,
미국이 쇠고기의 경우 관세를 즉시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을 접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15년이라는 기간을 수용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또 뼈없는 쇠고기 수입문제도 한국정부 당국자의 공개적 발언을 통해 구두약속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절충했습니다.
이처럼 농업분야에서 풀리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와 섬유 등 쟁점분야 타결도 속속 이뤄졌습니다.
미국이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에서 한발 양보한 대신 우리측은 자동차 분야에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미국의 수입관세의 경우 배기량 3000cc 미만은 즉시철폐, 3000cc 이상은 3년 내 철폐하는 대신 미국측이 요구한 배기량 기준에 따른 세제개편안은 일부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자동차 특소세를 3년에 걸쳐 10%에서 5%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큰 그림부터 살펴보죠.
[기자] 크게 보면 제조업에는 중립 내지는 긍정적입니다.
다만 농업과 음식료 업종 등에는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전체적인 GDP는 향상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산업별로는 명암이 교차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서비스업 같은 경우는 큰 피해가 있다기 보단 많은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다만 우려하고 있는 것은 농업쪽에서 쌀 농가나 일부 축산물 농가에서 피해가 불가피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미FTA는 우리 산업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펴낸 자료에서는 자동차와 섬유업종, 통신기기 업종은 FTA로 수출의 가경경쟁력 등에서 유리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농업과 음식료, 그리고 미국의 기술수준이 월등히 높은 정밀화학과 정밀기기는 우려되는 산업입니다.
주요 수출품목인 휴대폰과 반도체 등은 1990년대부터 이미 관세혜택을 받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반해 농업이나 음식료, 그리고 미국의 기술수준이 월등히 앞선 정밀기기와 정밀화학은 불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자동차와 섬유업종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하셨는데요, 자동차 업종부터 살펴보죠?
[기자] 우리가 끝까지 협상의 카드로 쥐고 있었던 것은 바로 자동차 업종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득이 있는 장사라는 판단이었는데요,
특히 한미FTA 타결로 미국산 자동차 가격이 약 10.5% 내려갈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는데, 그렇다고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자동차 분야는 우리 수출의 약 20% 이상입니다.
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80만대인데 비해 미국차 수입은 4천대에 불과합니다.
산업연구원은 2.5%에 달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될 경우 체결 다음해 수출이 8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특소세 폐지로 내수진작 측면에도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긍정적인 영향이라는 설명입니다.
재계 역시 자동차와 섬유업종을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습니다. 전경련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병욱 전경련 상무]
-미국산업과 비교우위에 있는 대표적 산업이 자동차나 섬유산업이다. 특히 자동차는 세계 5위이고 미국에서 85%이상의 흑자를 내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미국하고의 FTA 이후에는 관세율은 비록 2%대로 낮아 큰 효과가 없을지 몰라고 여러 가지 무역마찰을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자동차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증권은 한미FTA 타결시 기아차가 최대 수혜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여기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동차 부품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 상대적으로 자동차 부품쪽에서 우리보다 비교열위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우리 자동차 부품업체의 미국 진출이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부품산업으로 까지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섬유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의 섬유간세는 완제품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형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이는 의류와 모자 등 완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우리에겐 불리한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미FTA로 인해 완제품에 대한 관세가 크게 내려가게 됐고, 중국으로 이전했던 의류 공장이 한국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트라가 미국 현지 바이어 2~3명을 심층 인터뷰 한 결과 10% 이상의 고관세가 부과되는 섬유와 의류의 경우 관세 철폐로 인한 가격경쟁력 제고로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FTA로 피해가 우려되는 곳, 아무래도 쇠고기 등 농축수산물 등이 대표적이겠죠? 또 다른 분야는 없습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농업은 미국산 저가의 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싼 미국산 음식들을 만나보실 수 있겠습니다만, 농가에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초 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현재 40%선인 쇠고기 등 민감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될 경우 한우생산 차질액이 연간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다만 최종 협상에서 10년간의 기간을 두었기 때문에 이 금액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영화 등 문화산업과 제약산업 역시 우려되는 산업입니다.
문화산업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났습니다.
20년이란 늘어난 시간만큼 저작권료 부담도 늘어난 셈인데요, 20년간 2044억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한미FTA로 우리 산업의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일텐데요,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죠?
[기자] 명암이 교차하는 만큼 정책이나 제도, 환경 등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한미FTA 체결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계기로 선진국 수준의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병욱 전경련 상무]
-다른나라는 없는데 우리나라만 있는 규제도 문제가 됩니다. 그런부분에 대한 정비나 제도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여러 가지 소비자 중심으로 잘 돼 있는 선진국(미국)의 시스템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꿔주는 환경을 가져가야 합니다.
[인터뷰: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일부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있어서도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상 또는 보전해주는데 그치지 말고 이를 계기로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계기로 삼는 정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FTA. 자유무역협정은 칠레와 싱가포르 등에 이어 미국과 네 번째로 체결했습니다.
당초 예상했던 교육,의료 등 서비스 시장 개방과 쌀 등은 제외되면서 낮은 수준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따라서 당초 예상했던 10년간 7%대 성장, 52만개 일자리 창출 보다는 효과가 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위기도 있고, 기회도 있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장을 위한 기회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부처의 대책 마련과 산업 변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산업팀 연사숙 기자였습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