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 가속기에서 나오는 빛을 사용해 반도체 표면에 붙은 60나노미터(nm)급 이하 분자를 마음대로 떼어내고 다른 분자로 바꿀 수 있는 분자 조작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황찬국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사팀은 방사광 가속기의 연(軟) X선과 극자외선을 조사(照射),반도체 표면에 흡착해 있는 분자를 떼어내고 다른 분자를 이식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에 따라 단백질 분자 등 기능성 분자들을 실리콘 기판에 이식할 수 있어 바이오 소자를 포함한 분자 나노소자 제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클리닝 과정을 통해 깨끗하게 처리된 반도체 표면에 염소 분자 패턴을 형성시킨 다음 연 X선과 극자외선을 한 시간가량 조사해 염소 분자를 떼어내고 산소나 암모니아 등 다른 분자를 이식,새로운 분자 패턴이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