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디자인생산(ODM) 업체 코스맥스가 올해 40%에 가까운 고성장 매출 전망을 내놨다.

이는 매출 비중 40%에 달했던 최대 고객 더페이스샵을 지난해 경쟁사에 빼앗긴 가운데 내놓은 전망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더페이스샵 공급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도외시했던 다른 화장품 회사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만들어 더페이스샵 감소분을 훨씬 뛰어넘는 매출 신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코스맥스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533억원보다 38% 늘어난 7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이 회사의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31.7%)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코스맥스의 지난해 성장률은 3.5%에 그쳤다.

코스맥스가 독점하다시피 하던 더페이스샵 화장품 공급에 라이벌 업체 한국콜마가 지난해 새롭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작년 6월 더페이스샵 관계사 믹스앤매치 공장을 인수하고 이 공장 생산물량을 모두 더페이스샵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의 더페이스샵 매출은 2005년 200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절반가량 줄어든 80억원에 그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코스맥스는 그러나 더페이스샵 눈치를 살피느라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다른 화장품 회사들을 고객으로 삼아 더페이스샵 매출 감소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목표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규 고객사는 '꽃을든남자' 브랜드로 유명한 소망화장품이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1월 소망화장품 인천공장을 160억원에 인수하는 대신 기초 및 색조화장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회사 측은 올해 소망화장품 공급 물량이 최소 130억원에서 최대 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가 화장품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도 코스맥스가 기대를 걸고 있는 고객이다.

코스맥스는 에이블씨엔씨 자사주 14억원어치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이 회사에 대한 공급 물량을 확대키로 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20억원 규모였던 에이블씨엔씨 공급 물량이 올해 4배 수준인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에뛰드 '에뛰드하우스'와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2개 브랜드 매출도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코스맥스가 올해 매출이 전망한 바와 같이 늘어난다고 해도 수익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차입금으로 소망화장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부채 비율이 67%에서 132%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추가 이자 부담만 연간 10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또 '미샤' 인기가 최근 시들고 있어 에이블씨엔씨 매출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인수 관련 차입금은 5년 내에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페이스샵을 성장시켰듯이 미샤도 에이블씨엔씨와 함께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