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부터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판매가 허용된 가운데 통신업계가 물밑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표면적으로는 KT 그룹이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전략 노출을 꺼리면서 뒤쫓는 형국이다.

◇ KT그룹, 결합상품 '파상공세' 예고

KT와 KTF는 정보통신부가 올 4월부터 결합상품 출시를 허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결합상품 출시를 준비해왔다.

KT그룹은 KT 메가패스 및 와이브로 서비스와 KTF 이동전화 간의 결합을 추진중이다.

가장 유력시되는 결합상품은 KT의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와 KTF의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를 결합하는 형태다.

KT그룹은 관련 상품의 경우 올해 3분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요금할인율 등은 현재 검토중이다.

또 와이브로와 이동통신이 지원되는 결합 단말기를 통한 결합서비스도 추진중이다.

결합상품 형태는 와이브로+HSDPA, 와이브로+CDMA(EV-DO) 등 2가지 방식으로 추진중이다.

KTF는 와이브로와 HSDPA 기능을 모두 탑재한 USB 형태의 무선데이터 모뎀을 2분기내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와이브로와 EV-DO 기능을 모두 탑재한 UMPC(울트라 모바일 PC), 스마트폰도 후속 출시할 계획이다.

◇SKT.LGT '정중동(靜中動)'

SKT와 LGT는 결합상품을 놓고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며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SKT는 우선 결합판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부역량을 활용한 자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필요하면 외부사업자와의 협력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T는 내달 중 HSDPA와 와이브로가 결합한 USB모뎀 단말기를 출시한 뒤 이르면 3분기께 이종역무 간 결합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하나로텔레콤과 SKT가 '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간 결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손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하나로텔레콤이 최근 내년부터 이동전화 재판매를 추진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SKT와 LGT 등 경쟁사들이 대체로 KT그룹이 내놓는 결합상품의 요금할인율과 상품 구성 등을 먼저 보고 나서 구체적인 대응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내전화와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된 KT는 이들 상품에 대한 결합판매 상품을 내놓을 경우 후발사업자한테도 '동등접근'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LGT는 정통부가 발표한 통신규제정책 로드맵에 대한 영향 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LGT는 역무, 결합판매, 단말기 보조금 등 사안별로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는 LGT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파워콤 및 LG데이콤 등과 함께 이르면 9월을 전후로 결합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무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T와 SKT의 결합상품 구성 여부와 요금할인율이 결합상품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올 3분기 KT의 초고속 인터넷 인가대상 해제 여부도 결합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