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70대 불가론'으로 회장 선출을 무산시켰던 이준용 대림 회장이 20일 임시총회에서 그간의 소회를 솔직하게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회장 선출 과정을 비교적 소상히 소개했다.

이 회장은 조석래 회장의 전경련 회장 수락연설과 강신호 전 회장의 명예회장 추대가 끝난 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정기총회 때 주장한 '70대 불가론'은 조 회장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뒤 "2개월 가까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많은 부회장이 까닭없이 반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연유를 밝히고 지나가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제 회장단회의에서야 '강 회장과 사무국이 3연임을 포기했구나'라고 확인할 정도로 (회장 선출과 관련해 사무국이) 지난 2개월 동안 전경련의 위상에 큰 상처를 남겨놓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지난 1월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장단회의 전에 사무국이 강 회장을 재추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저녁을 먹고 돌아가면서 '강 회장의 3연임을 막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2월21일 조선호텔 모임도 '물러나는 강 회장'을 전제로 모였다면 정기총회로 예정된 회장 선출이 임시총회로 미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 회장과 사무국이 그때까지도 연임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정기총회 1주일 후 조건호 부회장이 전화를 걸어 '20일로 계획된 임시총회를 2주 연기하자.3월29일로 예정된 동아제약 주총이 끝날 때까지 강 회장이 전경련 회장 직함을 갖고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기억했다.

이 회장은 "10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을 맡아온 공인으로서 더이상 우물쭈물하는 것은 공조직을 위하는 길이 아니라고 믿고 그나마 핵심을 밝히기로 결심하게 됐다.

이해해 달라"며 의사진행 발언을 마쳤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