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전액잠식 상태인 팬택팬택앤큐리텔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감자와 출자전환이 예정대로 이뤄지더라도 증권선물거래소가 명시한 자본 전액잠식 해소기한(3월 말)을 맞추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단에서도 이미 상장폐지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을 벗어나더라도 자본잠식 해소 입증 시점이 3월 말을 넘어가면 상장 규정상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면 이의신청 과정 등을 거쳐 늦어도 오는 4월 중순에는 정리매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리매매는 7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없다.

현재 팬택의 경우 개인 소액주주 지분율은 23%,팬택앤큐리텔은 60%가량으로 파악된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624억원어치를 개인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대규모 감자(팬택은 20 대 1,팬택앤큐리텔은 30 대 1)가 이뤄지면 그 가치는 24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액주주들로선 정리매매 기간을 활용해 현금화하거나 회생을 기대한다면 상장폐지에 상관없이 장기 보유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