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상장사들은 적극적으로 방어 수단 마련에 나서 주목된다. 대기업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나 우호지분 확보 등에 나서고 있으며 중소업체들은 정관에 황금낙하산제와 초다수결의제 등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현재 보통주 기준 14.48%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계열사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웃돈다.
SK㈜도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1300만주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경영권 위협 세력이 나타날 경우 우호적인 제3자에게 넘겨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다.
또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우호지분 확보도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과 제휴,서로 상대방 지분을 사들였다.
신일본제철의 포스코 지분율은 5%에 이른다.
포스코는 연말까지 자사주 11%를 합쳐 우호지분을 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임원 임기를 다르게 하는 시차임기제를 도입했다. 3년인 이사회 구성원(사외이사 포함)들의 임기를 분산시킴으로써 특정 회사가 적대적 M&A를 시도하더라도 이사진을 한꺼번에 교체할 수 없어 경영권 방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적대적 M&A시 이사진에게 엄청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황금낙하산제와 경영진 교체시 찬성비율을 최대한 높여 교체를 까다롭게 하는 초다수결의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