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법정관리 종결 이후 지속돼 온 메디슨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12일 메디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쟁 당사자들인 메디슨 우리사주조합(3대주주)과 칸서스자산운용(2대주주),최대주주인 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주주들은 13일에 열리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각각 균등하게 2명씩 이사 선임권을 갖고 중립적인 인물로 최재범 백색가전 사장(54·사진)을 전문 경영인으로 선임하기로 합의했다.

또 우리사주조합 추천 이사인 이승우 사장과 법정 관리인 출신으로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칸서스측에 선 이대운 사장 등 양측 분쟁의 최일선에 있던 두 명의 공동 대표는 동반 퇴진키로 했다.

이번 합의는 신보의 중재안을 2·3대 주주 양측이 수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법정관리 종결 직후 이사회 구성을 둘러싸고 충돌한 우리사주조합과 칸서스의 경영권 갈등은 같은해 12월 칸서스측이 장악한 이사회에서 이승우 대표의 해임을 결의함에 따라 재점화됐다.

'칸서스의 경영권 장악 의도'로 이를 받아들인 우리사주조합은 법정 소송과 노조 결성 등으로 맞섰고 '이사회 해임 및 선임건'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새 이사진 구성'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양측은 주총 '표 대결'의 키를 쥐고 있는 신보가 엄정 중립 입장을 밝히고 중재에 나섬에 따라 협상에 임했다.

메디슨의 3대 주요 주주들은 기존 5인의 이사회를 상근 이사 4명과 사외 이사 3명 등 7인으로 구성하고 각각 2명의 이사 선임권을 갖는 데 합의했다.

또 한 명의 이사 겸 최고경영자(CEO)로 외부 기관의 공모와 주요 주주들이 모두 참여한 면접을 통해 대우 출신 최재범 사장을 내정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최 사장은 1979년 대우실업에 입사해 대우전자 TV사업부장,대우일렉트로닉스 해외사업본부장,생산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가전제품 공식 수입업체인 백색가전 사장을 맡아 왔다.

최 사장은 주요 주주들이 합의한 만큼 13일 주총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메디슨의 신임 CEO로 선임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도 우리사주조합과 칸서스의 팽팽한 역학 구도는 그대로 유지돼 양측의 긴장 관계와 견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메디슨 관계자는 "최재범 CEO 내정자가 그동안 분쟁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얼마나 빨리 경영을 정상화하는가가 관건"이라며 "대우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며 능력을 입증한 데다 주요 주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만큼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