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응답자 86% "선거출마 후보 이혼경력 신경 안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이혼 경력이다.

화려한 정치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모두 한 번 이상 이혼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혼 경력에도 불구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매케인 의원과 깅리치 전 의장도 이혼을 한 바 있다.

깅리치 전 의장은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섹스 스캔들을 조사하는 동안에 혼외 정사를 가졌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미국 유권자들이 이혼한 정치인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응답자의 86%는 후보의 이혼경력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56%는 후보가 혼외정사를 가졌다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정치인들은 그러나 이혼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두번 이혼이라는 약점이 있는 줄리아니 전 시장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주가가 치솟고 있지만 정작 자식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다.

아들 앤드루(21)와 딸 캐롤라인(17)은 줄리아니의 선거운동을 돕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앤드루는 최근 더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모의 이혼 후 "아버지와 소원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줄리아니의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한 데이비드 가스는 "국가가 더 큰 어려움에 처할수록 사람들은 (정치인의) 사생활에 더 관대해진다"고 지적했다.

전쟁이나 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수록 유권자들이 후보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대학의 래리 사바토 정치학 교수는 "복잡한 사생활은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 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줄리아니의 경우 "여러번의 결혼과 이혼, 불행한 가정은 특히 공화당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현대가족협회(CFC)의 스테파니 쿤츠도 "사람들은 이혼이 후보를 실격시키는 요인이라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결혼, 이혼, 자녀 문제 등에 있어서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