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현물과 선물을 대거 내다팔면서 코스피가 또다시 폭락했다

5일 개장 후 1400선 아래로 주저앉은 코스피는 오후 들어 1380선마저 무너지며 결국 전일대비 38.32포인트(2.71%) 하락한 1376.15포인트를 기록하며 또다시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3.34% 떨어졌고, 대만 가권지수도 3.74% 내렸다. 싱가포르 STI지수도 4.47% 급락했다.

중국 증시도 우울했다. 우리 시간으로 오후 4시에 마감하는 중국 증시의 경우, 3시 8분 현재 외국인이 투자하는 중국 B지수는 8.41% 이상 폭락했고, 상하이 종합지수는 3.61% 떨어졌다.

아시아와 국내 증시의 폭락은 미국 경기와 엔캐리트레드 청산 등의 악재에 불안해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2634억원, 선물시장에서는 8688억원을 순매도했다.

저가매수 기회를 노린 개인이 2094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했지만, 쏟아지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전 중 주춤했던 투신의 매도세는 오후 들어 증가했다. 투신이 116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전체 기관도 367억원 매도우위로 장을 마쳤다.

프로그램 매매도 2785억원 순매도하며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많이 떨어졌고, 미국 모기지 부실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감 고조, 중국발 쇼크의 여진 등의 작용으로 아시아 증시의 낙폭이 컸다”며 “세계 증시가 하락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국내 증시 급락은 모두 해외 변수에 따른 것으로,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고 미국 증시가 반등해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워렌 버핏이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3% 이상 올랐던 포스코는 장 마감 무렵 8.52%(3만1000원) 폭락해 3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75% 급락한 현대중공업을 비롯, 국민은행(-3.57%), 신한지주(-3.00%),우리금융(3.25%), 신세계(-4.36%), 롯데쇼핑(-3.53%)도 크게 하락했다.

다만 하이닉스는 0.16% 오르며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0.52%, 현대차는 0.73% 소폭 내렸다.

전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5.24% 떨어진 건설주가 가장 많이 내렸다.
포스코 급락의 영향으로 철강주가 4.16% 내렸고, 보험(-4.08%), 증권(-3.50%), 유통(-3.41%) 등도 많이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선전으로 전자전기업종은 0.89% 소폭 하락에 그쳤다.

코스닥도 6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2.96포인트(2.14%) 내린 594.0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2억원, 79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279억원 순매수했다.

NHN,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다음, 하나투어, CJ홈쇼핑 등은 내렸고, 메가스터디, 네오위즈는 올랐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