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루푸스병 의병전역자 국가유공자 해당"

과다한 자외선 노출과 힘든 훈련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희귀병인 '루푸스'에 걸려 의병 전역한 해병대원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단독(김양희 판사)은 루푸스가 발병해 의병 전역한 예비역 병장 김모(24)씨가 수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해병대원으로서 백령도에서 힘든 훈련을 받으며 과다한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육체적으로 과로를 한 후 2004년 12월 초께 양쪽 손등에 발진 증상이 나타나 루푸스 진단을 받았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계속 훈련을 받다가 2005년 3월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전신성 루푸스로 진단받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 원고가 군복무 전 루푸스 증상이 있었거나 가족 중에 루푸스 환자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원고의 군복무 생활과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원고의 전신성 루푸스는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2003년 3월 해군에 입대, 해병대 모 여단에 소속돼 백령도에서 훈련과 진지공사를 한 김씨는 2005년 4월 전신성 루푸스 진단을 받아 의병 전역한 뒤 '백령도에서 무리한 체력훈련 등을 하느라 루푸스가 발병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여러 면역 항체가 자연적으로 발생,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면서 피부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루푸스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외선노출, 극심한 피로,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