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황사가 예년보다 잦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데 이어 서울 등지에 예년보다 이른 황사가 찾아오면서 침체 양상을 보여온 공기청정기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에서는 황사 특수를 겨냥한 공기청정기 신제품이나 업그레이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황사 전망과 공기청정기 판매 관계는

27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의 황사 발생일수와 공기청정기 매출 실적을 연간 단위로 보면 일단 황사 발생과 공기청정기 매출은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

삼성전자의 자체 조사 결과,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02년 20만대에서 황사 관측일수가 3일이던 2003년에 40만대, 황사 관측 일수가 6일인 2004년에는 60만대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연간 10일 이상 황사가 발생해 2003년과 2004년보다 많았던 2005년에는 오히려 40만대로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도 37만대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웅진코웨이가 자체 분석한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대수도 2002년 29만대, 2003년 60만대, 2004년 79만대, 2005년과 2006년 45만대로, 삼성전자의 분석과 숫자만 다를뿐 전체적으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최근 황사 발생일수와는 무관하게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엔 "예년보다 황사가 잦을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시장이 성장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공기청정기 시장이 침체된 것은 군소 제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청정능력 표기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황사 등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공기청정기 수요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2003년의 경우 군소업체의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이 54%에 달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와 웅진코웨이를 비롯한 메이저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6%까지 증가, 기술력과 제품력을 갖춘 주요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전망을 삼성전자는 45만대, 웅진코웨이는 60만대로, 2003년 수준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특히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올해 이후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내년 55만대, 2009년 65만대, 2010년 80만대, 2011년 90만대에 이어 2012년에는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업계, 황사 특수 잡아라

이에 따라 국내 가전업체들은 3-4월 공기청정기 특수를 앞두고 신제품이나 업그레이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인증, 한국표준협회의 KS인증, 한국소비과학연구센터의 SF(위생가공)마크, 영국 알레르기협회의 BAF 인증 등을 받은 2007년형 휘센 공기청정기 신제품 6개 모델을 지난 21일 출시했다.

새 제품은 또 기존 제품과 크기는 같지만 정화면적은 더 넓어지고 물세척이 가능한 '워셔블(Washable) 필터'를 적용했으며, 디자인은 크리스털 브랜드인 '스왈로브스키' 제품 등을 채용해 고급스러움과 편의성을 높였다.

또 삼성전자는 인체에 유해한 공기 중의 활성산소(OH 라디칼)를 중화시키고 바이러스, 알레르기 원인 물질, 병원감염균을 제거하는 신개념 기술인 '수퍼 청정기능'이 적용된 '2007년형 하우젠 공기청정기'를 내놓고 시장을 공략중이다.

웅진코웨이는 일본 미쓰비시 페이퍼와 함께 황사뿐 아니라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기능의 황사전용 필터를 개발, 이 필터가 적용된 공기청정기를 내달 10평형대와 15평형대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샤프는 이온샤워 기능이 장착된 2007년형 공기청정기 2종을, 린나이코리아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방지 특수필터 등을 내장한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각각 출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