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봄 여름은 과거로 돌아간 미래다.

1960년대에 등장했던 퓨처리즘 스타일이 이번 시즌 런웨이를 뜨겁게 달구었기 때문이다.

쿨레주, 이브 생 로랑, 피에르 카르댕이 보여주었던 직선적이고, 조형적인 실루엣은 버버리 프로섬, 구찌, 셀린, 앤디&뎁 등 많은 디자이너에 의해 여성스럽고 복고적인 감각으로 재현됐다.

필자는 지금 2007/2008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기 위해 뉴욕을 거쳐 밀라노까지 와있다.

그런데 모든 도시의 커다란 뷰틱 숍부터 시작해서 가격대가 저렴한 H & M, 자라와 같은 브랜드 조차도 모두 1960년대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어 열풍을 실감하고 있다.

우선 실루엣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직선적이다.

직사각형이나 혹은 사다리꼴 모양의 트라페즈 라인의 원피스, 더블 단추의 트렌치코트 등이 등장했다.

길이는 매우 짧아진 편으로 원피스나 치마, 재킷부터 트렌치 코트에 이르기까지 길이가 짧아진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쉽게 떠오를 수 있는 인물로는 '쉘브루의 우산'의 카트린 드뇌브, 문희, 윤정희, 윤복희 등이 있겠다.

대체로 이러한 직선적인 실루엣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소재가 부드러운 것보다는 형체가 만들어지기 쉬운 터치감 있는 실크 타프타, 오간자, 가공된 면, 비닐 소재 등이 주로 사용된다.

샤넬은 애디 세즈윅을 아예 뮤즈로 만든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애디 세즈윅은 앤디 워홀의 뮤즈로 감각이 뛰어나지만 알코올과 약물 중독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악동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패션 감각과 재능은 너무나도 뛰어나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 앤디 워홀의 뮤즈가 된 것이다.

곧잘 패리스 힐튼이 애디 세즈윅에 비교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샤넬의 칼 라거펠트도 애디 세즈윅의 분위기가 나는 1960년대의 스타일을 샤넬 특유의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로 선보이고 있다.

길이가 짧은 재킷이나 트렌치 코트는 허리를 강조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되어 있어 자칫 너무 심플하게 보여질 수 있으나, 칼라나 소매 끝 부분에 퍼프(주름을 약간 넣어 부풀린) 장식을 주어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대체적으로 이번 시즌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지고 있는 아이템은 원피스일 것이다.

복고적인 분위기를 가장 완벽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한데 몇 시즌 전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와 같이 연출하기에도 좋다.

전체적으로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모노톤이 크게 보여지고 있고, 여기에 산성의 느낌이 나는 애시드 핑크, 오렌지, 옐로 등이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또한 비즈나 크리스털과 같은 메탈릭한 장식을 넣어 모던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을 부드럽게 연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1960년대의 네오 퓨처리즘이 폭풍의 핵으로 등장하면서 같이 등장한 것은 바로 1960년대와 70년대를 이끌었던 히피 스타일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히피 스타일에서 볼 수 있는 식물, 곤충 등을 모티브로한 패턴이 돌만 소매의 원피스나 니트 등에서 화려하게 보인다.

구찌의 쇼에서는 이 화려한 문양의 드레스가 피날레를 장식하여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70년대 히피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원피스 아이템인데 허리선이 약간 위로 올라가 가슴 밑에서 강조되어 밑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소매는 넓게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얇은 니트 풀오버나, 저지 톱을 속에 매치하여 입을 수도 있다.

다양한 색상이 들어간 강한 패턴을 입을 경우에는 여러 가지 색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을 하나 선택하여 그것과 같은 니트나 팬츠, 백 등과 매치시키면 좋다.

예를 들어 패턴 속에 검정, 주황, 초록, 노랑이 섞여 있는 가운데 주황색을 골랐다면 그것과 비슷하거나 같은 색상의 팔찌나, 니트를 입어주면 세련되게 보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 1960년대 분위기가 이번 봄/여름을 덮고 있는 가운데 액세서리는 전반적으로 골드와 실버 같은 메탈 소재가 많이 보이고 있다.

메탈 소재의 부츠나 오드리 햅번이 연상되는 플랫 슈즈, 백 등이 미래적인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킨다.

이렇게 모던한 분위기의 디자인과 함께 히피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은 것 또한 골드와 실버 같은 메탈 소재인데 금으로 된 팔찌를 여러 겹 하거나, 길게 늘어뜨린 테슬 귀고리나 후프(링) 귀고리를 하여 70년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렇게 패션계는 60년대의 네오 퓨처리즘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애디 세즈윅의 전기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고 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기도 한 시에나 밀러가 나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이번 시즌 트렌드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을 듯하다.

(밀라노연합뉴스) 서은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