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은 지금]러시아의 “여성의 날”과 관련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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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앵커】러시아에서 여성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어떤 날일까요?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 등이 아니라, 바로 3월 8일 여성의 날이라고 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경제 성장이 활발해지고, 우리 기업들의 러시아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나윤수 KOTRA CIS 지역본부장과 연결해서 현지소식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최근 러시아의 경제가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지 분위기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해주시죠
【무역관】예,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 가스 등 풍부한 지하 자원을 바탕으로 2006년 말 기준 GDP 규모가 1조 달러 규모룰 돌파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이루었으며, 2006년도 1인당 GDP가 7천불에 육박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 또한 매년 6% 후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과 아울러 중요한 내부적인 변화는 바로 중산층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점인데요, 중산층의 성장으로 인해서 모스크바를 중심으로하는 고급 시장과 극동 지역 등의 저가 시장 등으로 이분화 되었던 시장 구조가 보다 균형잡힌 소비 구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소비구조의 변화는 러시아 시장이 수출 뿐만 아니라 투자 진출을 위한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모스크바의 경우 넘쳐나는 오일머니로 인하여 벤츠, BMW, 렉서스 등 고급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그럼 여성의 날의 유래와 러시아 사회에서 여성의 날이 지니는 의미는 어떤가요?
【무역관】여성의 날은 고대 로마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1857년 미국 뉴욕에서 방직공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시위를 계기로 논의가 활발해져 1911년부터 오스트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러시아에서는 1913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지역을 시작으로 구소련 전역으로 확대되어 활성화가 되어 이후 다른 유럽지역에서는 그 의미와 중요성이 퇴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 소련권에서는 지금까지도 큰 명절로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동안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여성의 날이 지니는 의미도 변화하였는데요, 구소련 당시에는 러시아 정교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나 소련 붕괴이후에는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러시아에서 여성의 날이 비즈니스 사회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우리 기업인들이 기억하면 도움이 될 만한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말씀해 주시죠.
【무역관】예, 여성의 날이 사회적으로 지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의 비즈니스 세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실제 러시아의 한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여성의 날 전후로 헤어드라이어, 다리미,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매출이 10%에서 120%까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러시아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다름아닌 꽃인데요, 러시아 여론 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려 46%의 여성이 꽃을 선물로 받기를 원한다고 응답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일년 중 겨울이 절반인 러시아의 특성상 3월 달에 아직 꽃이 피기 전이므로 꽃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선물용 꽃 가격도 여성의 날을 앞두고 2배 가까이 상승하여 70-100불 정도까지 판매가 되는데 이는 러시아인의 한 달 급여의 1/10수준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때로는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 외, 17%의 여성이 화장품과 향수를 선물로 받고 싶어한다고 하였고 16%가 초콜릿 그리고 10%가 현금을 선물로 받기를 원했습니다. 반면, 책이나 음악 CD 등을 원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1%에 불과하여 낮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러시아는 통상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기업의 구매 담당자, 관련 국가 기관 등의 책임자 역할을 여성들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여성의 날에 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소홀할 경우 관계가 멀어지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현지 진출 한국 기업 관계자도 “3월 8일 여성의 날 만큼은 한 달 업무추진비를 모두 꽃을 구입하여서라도 투자하라”고 조언할 정도입니다.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가전 회사에서도 최근 여성의 날을 겨냥하여 전화가 오면 꽃문양이 발광하는 고가의 여성 전용 휴대폰을 출시하여 러시아 내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러시아 수출이 활발해 짐에 따라 러시아 출장을 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3월 8일을 전후해서 출장을 오는 경우에는 거래처의 여성에게 선물할 꽃을 준비하는 것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좋은 사업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예, 지금까지 나윤수 KOTRA CIS 지역본부장을 연결하여 현지 소식을 알아보았습니다. 끝.
기진선기자 qmfforl@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