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받아 좋지만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을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합니다."

지난해 말 국내 A 대기업에 입사한 한 대졸 신입사원의 말이다.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노조의 무리한 임금 투쟁 등으로 형성된 현재의 '상박하후(上薄下厚)' 임금 구조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우리나라 대졸 초임의 수준은 일본의 94.6% 수준이다.

신입사원들로선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러나 승진을 하면서 월급봉투에 찍히는 금액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재미'는 일본 직장인들에 비해 훨씬 덜하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일본 대비 73.9% 수준이다.

국민소득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대졸 초임의 수준은 이보다 20.7%포인트 높은 94.6%로 일본과 엇비슷하다.

전반적인 고임금 현상을 전제하더라도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진급을 할수록 일본과 비교한 상대임금 수준이 낮아진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상대임금 수준은 대졸 초임(94.6%)을 정점으로 △대리 79.1% △과장 78.9% △차장 76.2% △부장 75.6% 등으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진다.

우리나라 대졸 초임과 부장 초임의 임금 격차는 2.1배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2.7배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아 기업 내 임금배분에 있어 심각한 왜곡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교육비,주거비 등 돈 들어갈 일이 많이 생기는데 상위직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젊은 사원들도 현재보다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입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박하후 구조는 신입사원에 대한 동기부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