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SK텔레콤을 의식하지 않고 KTF만의 길을 가겠다."

조영주 KTF 사장(사진)이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SK텔레콤이 당초 계획보다 3개월쯤 일정을 앞당겨 3월 말부터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전국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사장은 13일(현지시간) 글로벌 이동통신 행사인 '3GSM 세계회의 2007'이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이 예정보다 빨리 전국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조기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가 전국 서비스를 앞당겨 시작하면 3세대 시장이 조기에 활성화되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다는 얘기다. 조 사장은 그러나 "3세대 전용 단말기가 없으면 전국 서비스를 한다 해도 고객들은 기존 서비스와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세대 이동통신인 HSDPA는 휴대폰으로 끊김 없는 영상 통화를 하고 고속 무선인터넷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현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조 사장은 "KTF는 예정대로 3월 초부터 HSDP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반드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네트워크와 단말기,부가 서비스 등 전국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GSM협회가 추진하는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된 데 대해 "한국 정보기술(IT)과 통신 산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세계 통신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M협회 이사회 멤버인 조 사장은 협회 소속 12개 이동통신사가 최근 3세대 휴대폰 공급업체로 LG전자를 선정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