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여성그룹은 노래경연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지만 매니저의 간계로 탈락한다.

매니저는 3인조를 '노예계약'으로 끌어들인 뒤 '스타만들기'에 돌입한다.

가창력이 뛰어나지만 뚱보인 리더를 물러서게 하고 노래실력은 부족하지만 미녀인 가수를 리드보컬로 발탁한다.

그리고 두 여자와 동시에 사랑과 미움의 치정관계를 맺는다.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드림걸즈'는 스타 탄생에 얽힌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그린 뮤지컬영화다.

1981년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각색한 이 작품은 성공에 대한 욕망과 문화권력의 탄생,그리고 사생활의 실패를 뒤섞어 놓은 전형적인 무대 뒤 이야기.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러스라인'과 '브로드웨이 42번가',영화 '스타탄생' 등에서 숱하게 다뤄졌던 테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결코 진부하지 않다.

현대적인 테크닉과 감각이 멋지게 접목돼 활기가 넘친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래 장면들도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이다.

한 곡이 소개될 때 단순히 가수의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개인의 과거,주변인물들과의 관계가 효과적으로 삽입돼 있다.

때로는 1960년대 미국의 혼란스러운 사회상도 담아냈다.

모든 인물은 절대 선인도 악인도 아니다.

그저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이다.

잘 짜여진 드라마는 일급 스태프와 배우들의 재능이 조화롭게 이뤄진 데서 나왔다.

뮤지컬영화 '시카고'의 각색가였던 빌 콘돈 감독은 뛰어난 테크닉으로 감각적인 드라마를 구축했다.

쇼비즈니스계의 악동 제임스 선더 얼리역을 맡은 에디 머피는 비록 조연이지만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

청중을 휘어잡는 능숙한 무대 매너와 탁월한 노래실력까지 갖춘 특급 엔터테이너로서의 기량을 펼쳤다.

미모의 리드싱어 디나 존스역을 맡은 비욘세의 용기 또한 찬사를 받을 만하다.

비욘세는 실제 '팝의 디바'로 불리지만 여기서는 재능이 부족한 가수역을 해냈다.

그러나 여가수들이 우정을 회복하는 종반부는 할리우드식 '해피엔드 강박증'으로 다가온다.

오는 22일 개봉,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