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이젠 그린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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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세계적 기업들의 '그린(green) 마케팅'이 속력을 내고 있다.
적극적으론 그린이미지를 선점하고 소극적으론 온실가스 배출과다 등으로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구온난화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나선 상태라 기업들의 그린마케팅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린마케팅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월마트는 IPCC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바로 전날인 지난 1일 런던에서 '지속 360'이란 환경계획을 발표했다.
그 첫 번째 목표로 '불량 쓰레기 제로계획'을 선보였다.
납품업체와 고객 종업원들이 재생가능한 재료와 에너지만을 사용함으로써 지구에 해를 끼치는 썩지 않는 쓰레기 등의 배출을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절전형 전구를 올해 말까지 1억개 판매하는 등 에너지절약형 상품 판매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월마트는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캔자스시티에 '그린 점포' 1호점을 열었다.
이 점포는 에너지 사용을 20% 절감하는 에너지효율형 점포다.
월마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리 스콧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매년 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경제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GE도 그린이미지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지난달 22일 10개기업 대표와 '미국기후 행동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부시대통령에게 온실가스 배출 총량제를 실시하라고 건의했다.
이 모임엔 알코아 BP 듀폰 캐터필라 듀크에너지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기업이 참여했다.
또 소니 나이키 IBM 등 12개 기업은 2010년까지 100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만일 1300개 기업이 동참할 경우 교토의정서에 적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2배를 줄일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들 외에 유니레버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내는 그린형 세제를 만들고 있다.
P&G와 펩시콜라도 절약형 용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당장 각국 학자들에게 IPCC 보고서의 단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내주면 1만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기업연구소(AEI)를 지원하는 기업은 최대 정유사인 엑슨모빌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기업들의 선언이 단순한 '선언'으로 그치거나 얄팍한 상술에 불과할 것이란 의구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 기업들은 미래의 수익원인 대체에너지 개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E는 지난달 대체에너지 개발회사인 에로라그룹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엔론사의 자회사인 엔론풍력을 2억달러에 매입했다.
항공사와 휴대폰업체 등을 거느린 영국의 버진그룹은 바이오에탄올의 생산·판매에 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런가하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금융회사도 대체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작년 대체에너지개발에 투자된 돈은 71억달러로 전년의 2.6배에 달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