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영계에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노민상 대한수영연맹 경영 국가대표팀 감독(51)이 2일 김봉조 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60)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북부 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가해자로 지목된 김 위원장은 노 감독이 '자해극'을 벌여 자신을 음해하려 한다며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더구나 김 위원장과 노 감독은 중학교 선후배 사이여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더욱 곱지 않다.

정작 문제는 이 싸움이 국내 수영의 '희망' 박태환(18ㆍ경기고)을 놓고 벌어졌다는 점이다.

박태환이 수영에 입문할 때부터 지도해 온 노 감독은 작년 말 수영연맹으로부터 포상금을 받는 자리에서 "주위에서 태환이를 흔들지만 않으면 계속 커 나갈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더니 결국 박태환이 자신과 결별하고 개인훈련을 택하자 "'제3자'가 개입돼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노 감독이 '제3자'로 지목한 사람은 바로 김 위원장.

1990년대 연맹 전무이사를 지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수영연맹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노 감독은 줄곧 "국내에는 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태릉선수촌 만큼 좋은 곳이 없는 데도 태환이를 빼간 건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수영계에서 야당 역할을 하는 김봉조 위원장이 여당인 연맹에 반발하기 위해 일부러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배후 조종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설사 내가 조종했다 하더라도 최상의 훈련 조건을 만들어줬다면 할 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진실이야 어떻든 두 사람 간 대립이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해외전지 훈련 중인 박태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수영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