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이 2조원을 간신히 넘어서고 있다. 29일엔 거래량 기준으로 8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의 에너지가 고갈돼 가고 있다.

주요 매수 주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2월에는 프로그램의 지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충돌하면서 2월에도 시장 참여자들이 소극적으로 매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며 열쇠는 베이시스 지배력이 높은 선물쪽 외국인에게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에 따른 유동성 이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원자재 가격 동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위험자산으로부터의 유동성 이탈이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인상도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의 외국인 매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

다만 상승 모멘텀 부재로 선별적인 종목매매 패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케이만 국적 자금의 매매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단기성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때문에 매매 방향의 연속성은 감소하고 주가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수급의 한 축을 이뤄왔던 투신권은 매수 여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투자선호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굿모닝신한증권은 오히려 주가 하락에 따른 기관들의 로스컷(손절매)이 얼어붙은 시장에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현 굿모닝 연구원은 "지수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거래량 감소는 매물압력의 완화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최근 일부에서 기관들의 로스컷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감 역시 여전하다"고 말했다.

수급 여건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기관과 외국인들의 로스컷 가능성을 감안할 때 주식 보유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은 지수보다 업종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다시 한번 1350선의 지지를 시험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에 실패할 경우 투매가 동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전략적으로 이러한 투매는 또다른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