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자본시장의 첨병으로 알려진 PEF(사모투자펀드)도 이슬람권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PEF 자금은 이슬람지역에 집중 투자됨으로써 지역 개발을 가속화하는 효과와 함께 상장(IPO)을 앞둔 미공개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이끌면서 자본시장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정부 소유 기업들의 민영화 추세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두바이에 본부를 둔 대형 투자회사 아브라즈캐피털에 따르면 현재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만 30개 안팎의 사모투자펀드 전문회사가 40개가 넘는 PEF를 설정,최소 52억달러 규모(4조9400억원)의 자금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설정됐거나 올 상반기 안에 만들어질 예정인 PEF만도 13개 28억달러에 달한다.

최근 PEF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 4년간 새로 축적된 7000억달러 상당의 오일 달러와 연 6% 안팎에 달하는 지역경제 성장 등 우호적인 여건 △걸프국가들의 잇단 WTO(세계무역기구) 가입,민영화 추진 등 경제자유화 가속 △9·11 테러 이후 아랍권 동류의식 확산으로 역내 투자 선호 △점진적인 자본시장 발전으로 투자 및 자금회수가 용이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EF 투자 대상은 대부분 MENA지역(중동과 북아프리카)과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지역 기업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뤄진 지역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브라즈캐피털이 2005년 걸프지역 내 최대인 5억달러 규모로 설정한 바이아웃펀드Ⅱ는 산업 구분 없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남아시아권 기업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개발 붐이 한창인 중동 현주소를 반영하듯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산 알 켐지 두바이국제금융거래소(DIFX) 이사회 부의장은 "예전에는 중동지역 자금이 역외로 많이 나갔지만 요즘 이슬람권에서 조성된 사모투자펀드는 요르단과 터키,인도네시아 등 주로 이슬람권 국가에서 투자가 이뤄질 만큼 역내 투자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두바이의 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큰 위험 없이 연 10%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