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운용사인 미국 라자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시시 부타니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한국에서 장기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타니 회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라자드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단기 차익에는 관심이 없으며 코리아펀드처럼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장기투자'를 거듭 강조했다.

최근 한국에서 일부 외국계 펀드의 '먹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하는 듯했다.

이와 관련,황봉목 삼성증권 뉴욕법인장은 "라자드는 뉴욕 금융가에서 유력 헤지펀드로 통한다"면서도 "하지만 장기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뮤추얼펀드에 가깝다"고 전했다.

부타니 회장은 "1984년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투자펀드인 코리아펀드를 운용해온 스커드인베스트먼트의 니콜러스 브래트를 파트너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20년 이상 한국에 투자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비중을 낮추는 동안 한국 투자자들이 공백을 메우면서 한국 시장은 더욱 건강해졌다"며 "한국에서 장기투자 문화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라자드는 2005년 한국사무소를 설립했으며 운용자산 990억달러 가운데 한국 비중은 아직 1% 미만이다.

그는 "KCGF의 투자 주체는 어디까지 라자드이며 투자대상 선정 및 주식 매입·매도 시기 등은 라자드가 결정하고 장하성 교수는 정보제공과 자문을 맡고 있을 뿐"이라며 "한국에서 KCGF가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것은 틀리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시장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펀드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KCGF는 현재 2300억원 규모로 100만달러 이상 등 일정 기준을 갖춘 투자자만 받고 있으며 한국기관도 참여하고 있다고 라자드 측은 전했다.

투자종목 선정과 관련,라자드의 존 리 이사는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장 교수에게 알려주면 장 교수가 지배구조 부문을 분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