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라.'

28일 폐막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은 '권력의 이동'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개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줬다.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과 새롭게 등장하는 계층을 공략해야 하며 사회 변화의 흐름에 적응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으로서 도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슈도 주목을 끌었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장과 전략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시대에 기업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보다폰의 아룬 사린 CEO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원가를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전략을 실행해야 하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원가 통제보다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도국에서 동시에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서로 다른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두 개의 상이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흥시장으로는 인도와 중국을 뛰어넘어 남미와 동남아,러시아 등의 발전 가능성이 부각됐다.

호세 미구엘 인술자 미주기구(OAS)사무총장은 "라틴아메리카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4년 연속 성장을 기록하고 극빈층 수가 9800만명에서 7900만명으로 줄어들었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남미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세계 최대 무역지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은 물론이고 인도와 호주 뉴질랜드까지 참여하는 기구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러시아는 한때 낮은 생산성에 고인플레,관료주의가 만연한 국가였으나 최근 경제적으로 급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성숙해지는 등 전혀 다른 나라로 변했다"고 역설했다.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도시

도시화가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도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벤처 캐피털 회사인 액셀 파트너스의 조셉 쉔돌프 대표는 "실패를 잘 용인해 주는 문화와 제도를 갖춰야 하며 세계적 수준의 대학과 기업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줘야 도시가 혁신의 산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켄 리빙스톤 런던 시장도 "훌륭한 대학으로부터 인재를 공급받아야 하며 위험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벤처캐피털을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싱글즈 이코노미'란 주제의 세션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싱글족들이 생산과 소비에서 중요한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혼 성인과 다른 취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은행 산업은 아직까지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40억명의 거대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