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올해 증시가 코스피지수 기준 최고 1천780까지 상승할 것이며 `1월 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던 증권사들이 연초 증시부진 와중에 3천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해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들어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77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8억원 등 총 2천87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순매도 규모는 이 기간 기관투가가중 가장 많이 순매도한 투신사의 9천466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은행(2천254억원), 종금사(784억원), 보험(199억원) 등 다른 기관의 순매도액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또 기관전체 순매도액 1조6천709억원중 17.2%를 차지하는 액수며 작년 동기 증권사 순매도액 1천673억원보다도 71.8%나 늘어난 규모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은 7천444억원, 외국인도 1조3천84억을 순매수하며 증권사를 포함한 기관이 쏟아내는 물량을 소화해 하락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작년말은 물론 올 1월초까지도 연초 증시가 '1월 효과'에 힘입어 전고점을 돌파해 코스피지수 1,5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코스피지수가 작년말 1,434.46에서 26일 현재 1,371.33으로 60포인트 이상 빠져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더구나 이런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이 정작 시장이 약세를 나타내자 재빠르게 3천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투자자 김진현(42.주부)씨는 "연말 증권사들의 새해 긍정적 전망을 믿고 2천여만원을 투자했는데 시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매우 저조한 것도 속상하지만 더욱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같은 예측을 한 당사자인 증권사들이 이처럼 많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그같은 원망을 이해할만 하지만 증권사도 결국 수익을 추구해야하는 한 투자자이기 때문에 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는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 기자 apex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