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새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은 47개(우선주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38개사)에 비해 23.6%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가 6%가량 하락한 데다 평균 이익증가율마저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액면가 이하로 밀려난 종목들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창업투자회사와 저축은행들의 주가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업종의 액면가 미달 기업은 지난해 10개에 이어 올해도 HK저축은행 등 7개사나 됐다.

또 지난해의 38개 종목 중 12개는 올해도 액면가에 못미쳐 지난 1년새 사실상 주가변동이 거의 없었다.

실제 H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월25일 3285원(액면가 5000원)이었던 주가가 25일 현재 3545원에 머물렀다.

광림은 지난해 5900원으로 액면가(5000원)를 넘었으나 올 들어 약보세 속에 4200원을 기록 중이다.

액면가 이하까지 떨어진 업체 중 상당수는 지속된 실적 부진과 잦은 최대주주 교체라는 악재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

아큐텍반도체 시큐어소프트 엠피오 이레전자산업 KDN스마텍 등이 실적 악화로 액면가 이하로 떨어진 대표적인 예다.

디지웨이브텍은 담배사업 계약해지로 지난해 12월6일 액면가(500원) 아래로 떨어진 후 한 달 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등의 우려도 높다.

실제로 최근 엠피오는 30일 연속으로 주가가 액면가 40% 미만을 지속해 관리종목이 됐다.

제이엠피의 경우 잇단 인수합병(M&A) 실패 후유증으로 액면가를 밑돌다가 이날까지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액면가를 겨우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액면가 미달 종목은 수급적으로 불안정하고 부실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부 캐피털 및 창투사들은 기존 투자자금이 묶여 있는 데다 장외거래마저 쉽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수급마저 악화되고 있어 실적 부진이 지속된 종목 중 상당수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