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보다 공만 보고 쳐야 원하는 곳 도달
목표 집착말고 매순간에 최선 다해야

1998년 경영난에 빠진 코오롱유화와 코오롱제약 두 개 회사의 대표이사를 한꺼번에 맡았던 배영호 사장.그는 적자기업이었던 제약을 단번에 흑자로 돌려놓았고,유화는 성장기반을 다져놓았다.

그리고 지난해 ㈜코오롱을 맡으면서는 만성적이던 노사분규를 해결하고 사업구조를 조정하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말끔히 해내고 있다.

그래서 배 사장은 코오롱그룹의 소방수 CEO(최고경영자)로 불린다.

탄탄한 입지를 다진 배 사장이 대표적인 장수 CEO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은 따로 없다.

대신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그의 '골프 인생론'을 들어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골프를 칠 때,공만 똑바로 보고 쳐야 공이 똑바로 나갑니다.목표 지점을 지나치게 의식해 목표만 쳐다보거나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생크(공이 클럽 샤프트의 목 부분에 맞는 미스 샷)가 나면서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되죠.어프로치할 때도 핀(깃대)을 보고 치면 생크가 나고요.너무 앞만 보고,목표에만 집착해 달리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지금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죠."

순간마다 공만을 보면서 최선을 다해 쳐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인생과 경영도 마찬가지란다.

사안마다,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일을 처리하다 보면 기회도 오고 인정을 받게 된다는 것.여기에다 깔끔한 마무리까지 보태면 금상첨화라는 게 배 사장의 생각이다.

"마무리도 중요해요.골프 공을 칠 때마다 드라이브,아이언샷을 아무리 잘하면 뭐합니까.퍼팅(그린에서 공을 홀에 넣기 위해 치는 것)이 중요하죠.마무리가 잘 돼야 한다는 겁니다.어차피 홀 안에 공은 집어넣어야 하니까요.세상사가 다 같은 이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