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케이크와 차별화된 재료ㆍ맛 통했죠"

"그날 나온 케이크는 그날 다 팔거나 처분하죠.하루만 지나도 산미(酸味)가 심해져 팔 수 없거든요.고객에게 그런 걸 팔 수 있나요."

산본역 지하철 4호선 2번 출구에 위치한 20평 규모의 빵집 레삐프랑스의 정승우 사장(43)은 까다로운 고객의 입맛을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변에 있는 제과점을 포함한 빵집은 대여섯 군데.주거형 상권으로 동네 입소문이 매장 매출을 좌우지하는 상권이라 잘 오던 고객도 한순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 부부가 새벽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체크하는 것은 케이크 판매장부다.

정씨는 "어떤 케이크가 잘 팔렸는지를 매일 장부에 기록해 다음 날 케이크 만들 때 반영한다"며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나와 팔리는 케이크와 달리 우리 가게 케이크만의 프리미엄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씨 부부가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건 작년 9월.권리금 1억원,보증금 1억20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냉동고와 오븐,쇼 케이스(케이크를 진열하는 냉장 보관대)를 들이는 데도 500만원을 들였다.

매달 월세 300만원을 내고 있다.

국내외에서 발행되는 케이크 화보집을 매일 읽는 건 필수고,틈틈이 유명 케이크 전문점을 방문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밀가루는 일반 박력분의 세 배가 넘는 식이섬유 밀가루(20kg 포대·3만8000원)를 사용한다.

생크림은 덴마크에서 직수입한 식물성 크림만을 쓴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개장 당시 하루 평균 50만원 선이었던 매출은 지난달 130만원으로 두 배가량 뛰어 올랐다.

지난달엔 크리스마스 대목으로 하루 100여개 이상의 케이크가 팔려 나갈 정도였다.

정씨 말대로 '이곳만의 케이크 맛'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앞으로 레삐프랑스를 산본 최고의 케이크 전문점으로 만들 겁니다.더 잘 되면 체인점도 만들고요.그때 다시 한번 취재하러 오세요"라며 정씨 부부는 환히 웃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