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등이 밝혀낸 '해저 200m의 대륙붕에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존재' 연구는 차세대 에너지원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했다는 평가다. 석유나 천연가스의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아 온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그동안 바다 밑 1000m의 심해저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추 등의 과정에서 경제성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특히 우리나라 대륙붕에도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어 추후 연구에 따라서는 새 에너지 자원의 확보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매우 낮은 온도와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돼 만들어진 고체 에너지다. 겉으로 보기에는 드라이아이스와 유사하다. 대기 중에서 쉽게 물과 가스로 분리되며 불을 붙일 경우 불꽃을 일으키며 타올라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성분과 구조형태로 구조 I,구조 II,구조 H로 나뉜다. 이 중 구조 I과 II는 수심 1000m가 넘는 심해저에만 존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현재 탐사활동을 벌이는 유형이다. 이런 구조 I과 II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량은 전세계적으로 10조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매장량은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100배에 이른다.

구조 H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인공으로 만든 것만 있을 뿐 자연에서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서 박사팀은 캐나다 북서부 캐스캐디아 대륙붕에서 미국 해군탐사선이 샘플로 채취한 덩어리를 핵자기 공명 분석기와 X선 회절분석기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샘플이 바로 구조 H라는 것을 확인했다. 서 박사는 또 이 구조 H가 기존 구조와 달리 13개 이상의 탄화수소가 포함됐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대륙붕에서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륙붕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뽑아낼 수 있게 될 경우 심해저에서 시추하는 것보다 비용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 박사는 200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4년 캐나다 국립연구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2년간 근무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