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14일 내년부터 로마자로 법인이름 등을 등재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마련하고 부동산이 아닌 채권과 동산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채권·동산 담보 공시 방법 등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회사 상호 등록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사 상호를 가리는 판단 기준을 올 상반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한글이나 한자로만 상업·법인 등기를 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고쳐 외국 기업이나 국내 기업이 자유롭게 법인명을 등록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S-Oil등도 영문 그대로 등기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마련하고 있는 '상호 및 외국인 성명의 등기에 사용할 수 있는 문자 등에 관한 예규'가 확정되면 기업 이름이나 이사 이름을 한글로 기재하되 괄호 안에 로마자나 한자,아라비아 숫자,부호 등을 이용해 표기할 수 있게 된다.

단,로마자 사용은 상업·법인 등기에 한하며 부동산 등기를 비롯한 다른 등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또 기업들이 부동산 보유량이 적어 담보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채권이나 동산을 통한 담보 등기가 가능한 법적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기업이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채권 발행자의 승낙을 얻어야 하거나 금융감독위원회에 채권 담보를 등록해야 했다.

대법원은 이를 위해 판사 5명으로 구성된 '특수 등기 연구반'을 운영해 채권과 동산을 담보 등기로 공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유사 상호 여부가 등기업무 담당자의 판단에 좌지우지돼 기업활동이 저해되고 있다는 경제계의 목소리를 반영,올해 상반기 중 '유사 상호 판단 기준에 관한 예규'를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