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0일(현지시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산업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야심찬 에너지 전략을 제안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교토의정서(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의정서) 기준연도인 1990년에 비해 20% 감축하고 가스나 전력 업체의 공급시설을 분리하는 내용의 새 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8% 줄이도록 규정한 교토의정서 상의 EU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합의할 경우 30%까지 감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바로수 위원장은 "새 전략이 저탄소 경제를 만들어 '포스트 산업혁명'의 길을 제시할 것"이라며 "미국도 이 길에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U는 또 에너지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스 및 전력 생산과 공급시설을 분리토록 했다.

이는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전력 배송이나 가스 공급망을 독점적으로 사용함에 따라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 경쟁이 제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U는 에너지 공급망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지만,소유권을 유지하면서 분사하는 방안도 용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넬리 크뢰스 EU 반독점담당 집행위원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거대 에너지 기업에 대한 담합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자산의 강제 분할 조치를 행사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