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엔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정부 자체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어'(Player) 중 하나라는 얘기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은 증시의 주요 재료로 꼽힌다.

정부 정책에 따라 영업환경이 바뀌기도 하고 기업 실적이 요동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 정책을 알면 주가가 보인다는 얘기도 있다.

올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부의 주요 정책으론 뭐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과 통신 및 방송 규제 완화,한·미FTA(자유무역협정),대체에너지 개발 지원 등을 꼽는다.

자통법은 금융정책이 그동안 은행 위주에서 은행과 자본시장이라는 양축 중심으로 바뀌는 의미를 갖고 있다.

향후 금융시장의 '빅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자통법은 올 입법을 통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자본시장 관련 금융업종 간 겸업을 허용하고 포괄주의를 도입하는 것이다.

자산관리 역량이 강한 일부 대형 증권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기자본투자(PI)를 위한 몸집 키우기 및 중소형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 매력이 있는 증권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자통법 발효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통신 및 방송 규제 완화도 통신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비대칭 규제 완화를 통한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가 강화되고 통신 및 방송업체 간 컨버전스(결합)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와이브로(휴대인터넷)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IP(인터넷)TV 등과 같은 신규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해 IPTV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되는 하나로텔레콤과 비대칭 규제 완화의 수혜를 크게 볼 SK텔레콤을 관련 테마주로 추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KT나 KTF의 고속 성장을 점치며 통신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한·미FTA 체결에 따라 업종 간 명암도 엇갈릴 수 있다.

FTA 협상을 통해 단순히 관세만 철폐되면 평균 관세율이 약 9%로 최고인 섬유업종과 비교적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제품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 정부 요구안대로 비관세 장벽인 반덤핑 규제 조치가 개선된다면 반도체나 휴대폰 철강업체들이 대표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대체에너지 개발 관련 기업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제2차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개발 및 보급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해 태양광 풍력 등을 3대 핵심분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경쟁력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개발 관련주론 현대차 한국타이어 LG화학 삼성SDI LS전선 SK GS 한국가스공사 포스코 한국전력 등이 꼽히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