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럭셔리 유틸리티차량(LUV)인 베라크루즈의 미국 판매가격을 3만달러 이하로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미국 프리미엄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시장을 겨낭한 전략모델인 베라크루즈의 신차 발표회를 열고 현지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는 3.8 가솔린 람다엔진을 장착한 베라크루즈를 3가지 사양으로 오는 5월부터 현지 판매할 예정이다.

베라크루즈 출시로 현대차는 미국에서 SUV의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인 HMA의 스티브 윌하이트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는 이날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베라크루즈 판매가를 3만달러 이하로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급의 경쟁차종인 혼다 파일럿(2만7095~3만5445달러)이나 도요타 하이랜더(2만4080~3만0221달러) 등을 겨냥한 전략이다.

그는 "원화강세에 따른 가격인상으로 도요타 차종과의 가격차이가 과거 15%에서 최근 6%까지로 급격히 좁혀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베라크루즈의 한국 내 판매가격은 3180만~4140만원이다.

윌하이트 부사장은 "작년에는 원화환율 급락과 파업 등으로 미국 판매가 어려운 상황을 맞아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며 "올해도 미국 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어려운 한 해가 되겠지만 베라크루즈 출시를 계기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출시 첫해인 올해 미국에서 베라크루즈를 2만5000대 정도 판 뒤 내년부터 판매량을 연간 5만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올해 미국시장 판매목표는 지난해(45만5520대)보다 20.7% 늘어난 55만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이날 신차 출시 행사에서 베라크루즈의 강점을 경쟁 모델과 집중 비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보다 길이는 9.7인치(24.6cm) 짧지만 적재함은 훨씬 넓고 렉서스 RX350보다 실내소음이 적다고 설명했다.

출시 전 이뤄진 현지 고객 사전평가 결과에서도 혼다 파일럿과 도요타 하이랜더 등에 비해 성능 및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라크루즈는 개발단계부터 북미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현지 전략형 차량"이라며 "쏘나타 싼타페에 이어 현대차의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미시간)=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